[쿠키 사회] 술끊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잇단 만취 대학생 사망사고로 대학가 술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신입생 환영회 등 행사에 잇따라 '무(無)알코올'을 선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올해부터 신학기 모든 행사에서 술을 금지하고 있다. 이 대학 한방스포츠의학과는 최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환영회를 '무알코올'로 진행했다. 술 대신 음료수를 마시며 인간윷놀이, 퀴즈 등의 레크리에이션으로 친목을 다졌다.
김가온(24·한방스포츠의학과 2년) 학생회장은 "일부 학생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술 마시는 것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며 "앞으로 모든 학과 행사는 술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과장 이윤관 교수도 "입학철만 되면 음주관련 사건사고 때문에 긴장했는데 술 없이 행사가 훌륭히 치러져 기쁘다"며 "지난해만 500명이 넘는 학생이 절주를 서약하는 등 절주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 절주동아리 '주절사절'은 요즘 신입생 환영회 등 술자리 모임을 찾아가 절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박선영(22·여·공중보건학과 3년) 동아리 회장은 "처음엔 코웃음 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행사마다 술을 적게 마시는 분위기는 이제 대세가 됐다"고 전했다.
'주절사절'은 현재 27명의 회원들이 절주교육 및 홍보, 주류판매업소 모니터링, 청소년 음주조장 환경개선캠페인 등의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강릉 원주대와 경북 칠곡의 경북과학대학는 2007년부터 신입생 환영행사에 술 반입 자체를 금하고 있다. 특히 원주대 총학생회는 신입생 환영 행사 때마다 사고가 발생하자 스스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고, 행사도 캠퍼스내에서 무박으로 실시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는 절주 조례를 제정해 주목받고 있다. 성북구는 지난해 11월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서 처음으로 절주관련 조례를 제정·공포한 데 이어 지난 1월엔 관내 21개 공원을 '금연·금주 청정공원'으로 선포하는 등 보건복지 정책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내년부터 매년 11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전한 음주문화를 주도하는 절주동아리가 전국 모든 대학에 생겨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복지부는 또 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해 캠퍼스 내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제한키로 하는 등 캠퍼스 내에 건전한 음주문화가 정착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전국종합=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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