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 전형 “공부 등한시해도 된다고 오해 마세요”

입학사정관 전형 “공부 등한시해도 된다고 오해 마세요”

기사승인 2009-03-17 17:24:21
[쿠키 사회]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고 해서 공부를 등한시해도 된다는 오해는 마세요.”

국내 주요 대학들의 입학사정관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를 꾸준히 열정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학업성적과 열정,창의성 중시=17일 본보 교육팀의 설문에 응한 건국대, 고려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대, 포스텍 등 8개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우선 순위로 ‘학업성적과 열정, 창의성’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성균관대 홍승우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는 공부 못하는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특별한 조건과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업에 대한 열의는 기본이며 올바른 품성과 리더십, 자기주도성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김택형 입학사정관은 “자신이 가진 재능과 관심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학생이 필요하다”면서 “가지고 있는 열정과 포부를 학교 공부 속에서 매몰시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학교생활 속에서 꽃 피울 수 있는 적극성과 용기를 가진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해 이 대학 문과대학에 입학한 한 학생은 성적이 탁월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연구 활동을 통해 국사편찬위원회 주관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이 돋보였다. 특히 이 학생은 자신의 연구를 통해 해당 인물에 대한 문화유적 관리 실태가 허술함을 보고 해당관청에 개선을 요구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입학사정관들이 또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학생이 얼마나 주어진 자기환경에서 열심히 생활했는가’이다. 포스텍 김찬재 입학사정관은 “지난해 입시에서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수년간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몸이 불편한 급우를 돕는 등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학생을 선발했다”고 전했다. 고려대 김형주 입학사정관은 “힘든 환경을 극복한 학생들의 미래 발전 가능성과 지도자로서의 성장가능성을 살펴본다”고 말했다. 한양대 이인균 입학사정관은 “어려운 환경과 상황 속에서도 특별한 성취를 보이거나 장애를 극복한 학생,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개발하고 선행을 계속한 학생을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별 차이도 잘 따져봐야=연세대는 일정 수준의 교과성적 능력을 갖출 경우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를 중시한다. 굳이 비중을 따지자면 면접평가 보다 서류평가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등을 잘 써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단순한 성장 과정 기술보다 성장 과정의 경험과 그 경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균관대는 학업성적 뿐 아니라 올바른 품성, 리더십과 봉사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한양대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입시 제도를 벤치마킹해 학생의 상상력과 창의력, 통합적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한양루브릭’ 인·적성 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한국외대는 각 전형마다 입학사정관이 두는 주안점을 달리하는데 자기소개서 등 서류 평가보다 심층면접이 당락을 좌우한다.

포스텍은 1·2단계 전형에서는 순위를 매기지 않고 합격여부만 따진 뒤 3명의 입학사정관이 한 학생을 심층면접하는 3 단계에서 학생을 선발한다. 건국대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기추천 전형에서 1박2일 합숙면접을 실시, 지원자들을 검증할 계획이다. 아주대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모집 대상자를 일반계고 학생 뿐 아니라 대안학교(비인가 대안학교 포함), 특성화고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국내 주요 대학들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아직까지 기존의 리더십·농어촌·자기추천자 전형 등 특별 전형을 확대시킨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그동안 이같은 특별 전형을 염두에 두고 자신만의 소질과 특기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큰 두려움 없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학사정관들은 귀띔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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