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 기성면 방율리와 이평·망양리는 인구 100여명에 불과한 산골마을이지만 올 들어 무려 5건의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온갖 풍문이 무성하고 마을 민심마저 흉흉하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너채의 민가가 모인 두메산골에 처음 산불이 난 것은 지난 1월 19일. 불은 0.1㏊를 태우고 주민들과 군청 공무원들에 의해 곧바로 진화됐다. 당시 울진군은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근심은 깊어 갔다. 사흘 뒤인 1월 23일 0.1㏊, 다시 사흘 뒤인 27일 0.1㏊, 2월 11일에 또다시 3㏊의 임야가 불탔다.
잇단 산불에 민심이 흉흉해지고 갖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군정에 불만이 있거나 산불감시원 채용에 탈락한 사람이 불을 질렀다’, ‘정신이상자의 소행이다’, ‘유독 송이 채취 산에만 불이 난 점으로 미뤄 국·군유지 송이산 임대사업에 탈락한 사람이 질렀다’는 등 온갖 말들이 나돌았다.
산신제까지 지내며 산불 예방활동을 강화하던 울진군은 산불의 원인을 실화가 아닌 방화 쪽에 무게를 두고 신고포상금 1000만원을 내걸었다. 또 산림과와 면사무소 직원들로 조를 편성해 야간 잠복근무까지 시켰다.
이후 한동안 산불이 뜸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또 다시 산불이 발생, 임야 0.1㏊를 태웠다. 올 들어 기성면 지역에서만 5번째이고 군 전역으로 볼 때는 11번째이다. 때문에 울진군 산림과와 기성면 직원들은 “방화라면 하루 빨리 범인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울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