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각 대학에 따르면 전북대는 최근 1학기 수강 신청을 마감한 결과, 모두 220개 강좌가 폐강됐다. 올해 개설 예정이었던 3278개 강좌의 6.7%에 이르는 숫자다. 교양과목인 ‘한국사상의 이해’, ‘화학 및 실험’ 등이 정원 미달로 폐강됐고, 전공과목에서는 ‘사회학이론 특강’ ‘정치사상 특강’ ‘프랑스미술 특강’ ‘계통생물학 특론’ 등의 강의가 열리지 못했다.
원광대에서는 49개 강좌가 폐강됐다. ‘논리와 사고’ ‘역사란 무엇인가’ ‘생활 속의 물리’ 등의 강좌가 문을 닫았으며, 이 중 19개 강좌는 신청자가 아무도 없었다.
인하대의 경우 전체 2857강좌중 110개 강좌가 문을 열지 못했다. ‘논어의 현대적 이해’를 비롯 ‘환경윤리의 이해’ ‘방송언어의 이해’ 등의 정원의 절반을 채우지 못했다. 139개 강좌가 폐강된 강원대에서는 ‘자연과학의 이해’ ‘삶과 철학’ ‘심리연구법’ 등 기초 분야 78개 강좌가 신청 학생을 1명도 받지 못했다.
또 대전대에서도 ‘문학의 세계’ ‘전쟁론’ ‘고전강독’ 등 34개 강좌가 폐강됐으며, 한남대에서는 ‘문학의 세계’와 ‘서양역사의 이해’ 등 14개 강좌가 폐강됐다. 이밖에 제주대에서는 122개 강좌가 문을 열지 못했으며 영남대 31개, 청주대 15개 강좌가 폐강됐다.
반면 취업과 관련한 실용강좌는 큰 인기를 누렸다.
전북대의 ‘진로설계’ 강좌 2개반은 수강신청을 받은 지 2분도 안돼 160명 모집 인원을 채웠다. 학생이 몰린 ‘비판적 사고와 논리’와 ‘컴퓨터프로그래밍의 기초’ 강좌는 각각 24개반과 21개반이 운영되고 있다.
배재대에서는 ‘직업과 취업전략’에 452명, ‘교육실습’에 167명의 수강생이 몰렸다. 한남대는 올해 신설된 ‘취업과 뉴스 따라잡기’에 103명의 학생이 신청한 데 이어 ‘운동과 웰빙’에 500명의 학생이 신청했다. 대전대도 ‘글로벌시대의 생활예절’에 720명, ‘사이버윤리’에 510명이 신청했다.
강원대생 김모(24)씨는 “취업이 발등의 불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초 학문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대부분이 학점을 쉽게 딸 수 있는 강좌나 토익 등 취업 스펙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 관계자는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진로와 취업에 관련된 강좌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대학들이 이에 맞춰 관련 강좌를 늘리는 것은 시대 흐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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