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전주국제영화제에 따르면 전세계 실험적인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보다 낯선’ 섹션에서 러닝타임이 60초인 영화 ‘파국’이 상영된다. 웬만한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보다도 짧은 이 영화는 10분 내외의 단편 영화 12편과 함께 상영된다.
지난해 비엔나영화제의 트레일러로 제작된 ‘파국’은 프랑스의 거장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작품이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파국’에는 시 한 구절을 낭송하며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고다르 특유의 ‘말놀이’가 있다”며 “1분의 짧은 시간에 고다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영화제에선 러닝타임이 9시간 11분인 중국 왕빙 감독의 ‘철서구’로 상영된다. 중국 선양의 쇠락해가는 한 공업지구와 주민의 삶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다. 왕감독은 철거 명령이 내려진 도시에서 6mm 카메라 하나로 2년 동안 촬영했다.
한 관계자는 “일반 영화를 생각하면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지만 실제 관람하다 보면 의외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영화 중간에 간단하게 식사도 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30일부터 9일동안 영화의 거리 등 전주시내 일원에서 열려 전 세계 42개국 200편의 장·단편 영화가 관객을 찾아간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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