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육종연구 권위자 심경구 박사 “나라꽃에 대한 관심 절실”

무궁화 육종연구 권위자 심경구 박사 “나라꽃에 대한 관심 절실”

기사승인 2009-04-17 17:09:01

[쿠키 사회] “나라꽃인데도 무궁화에 대한 국가나 국민적인 관심은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무궁화 육종(품종육성) 전문가인 심경구(68·성균관대 명예교수) 박사는 17일 무궁화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박사는 19일까지 서울 대학로 목금토갤러리에서 ‘육성 무궁화 품종 사진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 전시회는 그가 지금까지 개발한 무궁화 신품종 58점에 대한 사진 자료들을 전시하는 자리다.

그는 “지난 40년간 무궁화 연구 성과를 한자리에 모아보고, 제가 개발한 ‘릴 킴(LiL’ Kim)’이란 품종이 미국으로부터 로열티까지 받게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겸사겸사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릴 킴은 높이가 1m 이내로 작고 진딧물에 강한 무궁화로 심 박사가 개발한 대표적인 품종이다. 2007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특허출원돼 아마존닷컴 등을 통해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국 현지 묘목회사와 계약을 맺어 판매량에 따라 포기당 10센트씩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1850여달러, 올해는 1970여달러를 받았다. 특허유효기간은 20년이다.


심 박사는 “외국에서 로열티를 받고 있는 식물종은 ‘릴 킴’이 처음”이라며 “무궁화 14개 품종이 특허출원을 위해 미국 현지에서 시험재배되고 있는데 4개 품종이 상품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내년쯤 추가 특허출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심 박사가 무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0년 전. 그는 나라꽃인 무궁화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故) 류달영 교수의 영향을 받아 1959년 서울대 농대 농학과 입학했다. 그 뒤 68년 미국으로 유학을 간 그는 미국이 국립수목원에 전담연구원까지 두고 신품종 개발에 나설 정도로 무궁화 연구에 열성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무궁화 연구에 나섰다.

그는 이후 성균관대에서 재직하며 무궁화 등 나무 연구에 몰두했고, 2006년 정년 퇴직한 뒤에도 천안에 ‘무궁화와 나리연구소’를 열어 무궁화 육종에 힘쓰고 있다.

심 박사는 “무궁화는 7∼10월에 100일 정도 피는 꽃나무로 여름철 ‘꽃 중의 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꽃”이라며 “외국에서는 가로수와 관상용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정부가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홍천에 2013년까지 무궁화 수목원 및 박물관, 무궁화 테마파크 등을 조성키로 하는 등 늦게 나마 무궁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무궁화 품종개량과 신품종 연구, 재배단지 조성 등에 대한 투자에는 여전히 인색하다”고 아쉬워했다.

심 박사는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무궁화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지만 이 일은 개인에게만 맡겨둘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정부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무궁화 연구·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글·사진=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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