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국제행사 치르는 지자체 골머리

고환율에 국제행사 치르는 지자체 골머리

기사승인 2009-04-19 17:59:01
[쿠키 사회] 고환율 때문에 올해 각종 국제행사를 준비 중인 지방자치단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1300원대로 떨어졌지만 환율 급등 전 예산을 편성한 지자체들은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비상등이 켜진 지자체 및 기관들은 외국인 초청인원을 줄이거나, 상금을 달러에서 한화로 바꾸는 등 한푼이라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오는 7월 제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월16∼26일)를 여는 부천시는 고환율로 인한 항공료 부담으로 해외 초청인원을 30명 이상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200명을 초청했으나 올해는 160∼170명만 부르기로 정한 것. 초청국가도 항공료가 싼 아시아지역 위주로 할 계획이다.

시 조직위 관계자는 “전체 예산도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어든데다 고환율까지 겹쳐 어려움이 크다”며 “항공권 발권시점인 6∼7월에 환율이 또 오를 경우 초청인원을 더 줄여야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250명 안팎의 해외 공연단을 초청했던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도 올 9월 행사에는 60%를 줄여 100여명만 부르기로 했다. 해마다 공연단의 출연 및 항공료로 2억5000여만원을 썼으나 올해는 소수 정예의 연주인만 초청해 비용을 아낄 계획이다.

같은 달 전북에서 열리는 세계서예비엔날레를 준비 중인 조직위측도 한숨이 커지고 있다.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지의 중견작가 100여명을 초청할 예정인데 학술대회 참가비와 논문 게재료 등이 만만치 않아서다. 조직위는 일단 대상에 주는 상금을 5000달러에서 500만원으로 바꿔 지급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조직위 관계자는 “외국 참가자들이 상금 액수가 너무 적다고 항의하는 사태도 일어나고 있다”며 “솔직히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재도전에 나선 광주시도 예산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시는 지난해 원·달러 환율 1200원대에 맞춰 총 75억원의 유치활동 예산을 편성했으나 올 들어 예상수준을 웃돌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는 프레젠테이션 등 필수 예산만 배정한 상태다.

‘광주김치 국제식품박람회’의 경우 당초 미국, 일본, 홍콩 등 3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고환율로 해외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일본에서만 열기로 했다.

8월13일부터 18일까지 충북 제천시에서 열리는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도 고환율 때문에 최악의
경우 외국인 게스트를 빼고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전국종합=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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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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