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라이프] 접속하라! 사이버대학은 언제 어디서나 열린다

[에듀라이프] 접속하라! 사이버대학은 언제 어디서나 열린다

기사승인 2009-06-02 17:56:01


[쿠키 사회] 세계 각지에서 우리나라 대학으로 출석하는 학생들이 있다. 보츠와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바로 위에 있는 나라로 우리나라와는 시차가 7시간 난다. 비행기로 날아가는데만 17시간 걸린다. 머나먼 이 곳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허은영(44·여)씨는 꼬박꼬박 한국의 사이버대학에 등교해 강의를 듣고 과제물을 내고 시험까지 치른다. 인터넷의 힘이다. 10년째 현지 고아들을 돌보고 있는 허씨는 실무에 도움을 얻을까 하는 생각에 지난해 경희사이버대학교 NGO 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인터넷이 개통된 지 얼마 안돼 버퍼링(버거림)이 심하지만 강의 내용과 수강 효과는 아주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때와 장소 안 가린다…사이버대생 꾸준히 늘어=2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학사 과정 16곳과 전문학사 과정 2곳 등 모두 18곳의 사이버대에 재학 중인 학생은 지난 4월1일 현재 8만1418명이다. 지금까지 학사 4만9251명, 전문학사 8695명 등 모두 5만7946명이 사이버대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학위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이버대는 전국 각지는 물론 지구 반대편에서도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강의가 열린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야근하는 직장인은 깊은 밤을 홀로 지새는 사무실에서, 육아와 가사일로 분주한 전업 주부는 잠든 아기 옆에서 짬을 내 향학열을 불태울 수 있다. ‘접속이 곧 등교’인 덕에 자기계발이나 재교육 기회를 찾는 직장인과 주부가 많이 몰리고, 물리적 제약에 민감한 장애인과 해외 거주자가 선호하는 편이다.

이러한 특징이 알려지면서 매년 더 많은 학생이 몰려들고 있다. 사이버대 개교 초기 전체 대학생 수의 1%에도 못 미쳤던 사이버대학생 수는 2004년 3만9450명(1.20%)으로 1%선을 넘어섰고, 2006년 6만8258명(2.10%)으로 2%선마저 뚫었다. 이어 2007년 7만7223명(2.37%), 지난해 8만5984명(2.64%) 등으로 늘면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입생 등록률도 2005년 62.1%, 2006년 77.4%, 2007년 80.0%, 지난해와 올해 각 81.8% 등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학교마다 전공 특성화로 개성 구축=등장한 지 얼마 안됐지만 각 대학이 저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특성화하면서 일반 대학에 견줄 만한 교육과정을 개발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신사이버대는 관광 분야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는 문화·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학과를 운영 중이다. 원광디지털대는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약물재활복지학과와 얼굴경영학과를 개설했으며, 기독교 정신을 토대로 세워진 세계사이버대는 사이버대 중 유일하게 선교과를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 문화 관련 분야를 전문화한 경희사이버대의 한국어문화학과는 해외 거주 학생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32명의 해외 거주 학생이 재학 중이며 외국인 지원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사이버대는 일반 대학에 비해 해외 거주자의 접근성이 높은 만큼 경희사이버대와 화신사이버대 등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른 나라 말로 강의를 제작·제공하고 있다.

사이버대는 같은 재단 소속 일반 대학의 노하우 세례를 받기도 한다. 한양사이버대는 한양대의 연구 기반을 바탕으로 교육공학과를 개설했으며, 대구사이버대는 같은 재단 소속 대구대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특수교육, 사회복지, 상담·치료 분야를 특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동아리·학술대회·해외탐방 등도 활발=사이버대학생이라고 해서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볼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건강기능성 식품을 연구하는 세계사이버대 약용건강식품과 ‘감초클럽’은 매달 산이나 바다로 약초 탐방을 나선다. 서울디지털대 사회복지학과 ‘나너우리’는 매주 장애인 시설과 고아원을 방문하거나 독거노인을 찾아 수발을 들고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학생들은 학술대회를 통해 전문 지식을 ‘업그레이드’하고, 해외 탐방으로 견문을 넓히고 있다.

세계사이버대학 조현주 교수(약용건강식품과)는 “직장인이 많은 사이버대학엔 없는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는 학생이 많다”며 “학우 간 인맥 형성은 물론 학업에 도움이 되도록 각 대학이 오프라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뭔데 그래◀ 서울광장 봉쇄 적절한가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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