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자치단체들이 제주 ‘올레’를 거울 삼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길을 잇따라 만들고 있다.
전북도는 특색있고 추억이 담긴 옛길을 14개 시·군에서 한 곳씩 모두 197㎞를 뽑아 도보 여행이 가능하도록 복원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도는 이곳에 16억원을 들여 5개월간 유실된 곳을 보수하고 잡풀을 제거한 뒤 흙길이나 자갈길을 만들 계획이다. 이 사업엔 ‘희망 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연인원 2만6000여명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제주도의 ‘올레(큰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작은 골목)’를 본뜬 것으로 역사나 문화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동네 길을 정비하는 것. 예컨대 익산에서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선비들이 머물던 마을 주변 길이나 고창읍성에서 신재효 생가∼동리국악당을 도는 국악길, 김제 진봉반도 심포횟집에서 망해사를 거쳐 나오는 해안길 등으로 안내인을 배치해 길에 얽힌 사연도 들려줄 계획이다. 도는 ‘우리 땅 걷기 운동’ 회원 100여명과 함께 부안 변산해수욕장에서 운산마을∼하섬 해변길∼적벽강 해변길∼격포 채석강∼격포항까지 23㎞ 구간을 걷는 도보대회를 열 계획이다.
사업 관계자는 “아름답고 정이 있는 옛길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관광상품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나물 뜯기와 감자 캐기, 과일 따기 등 주변 마을과 연계한 체험거리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군산시는 최근 외지 여행객을 위한 ‘Story 도보여행 코스’ 4곳을 개발, 다음달 개방하기로 했다. 코스는 금강에서 시작해 채만식 문학관∼철새조망대∼오성산∼나포 십자들녘으로 이어지는 길과 망해산∼임피초교∼채만식 생가터∼깐치멀 농촌체험마을 등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또 대야 들판∼최호 장군유적지∼발산리 유적지 등을 지나는 과거와의 소통의 길과 군산저수지 주변 길도 포함됐다. 이들 길(15∼20㎞)은 걸어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시 관계자는 “각 코스 주변에 있는 식당과 휴게소, 민박집 등의 연락처 등을 핸드북으로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는 해양과 산업단지 일대를 중심으로 2개 코스를 추가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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