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아픔 음악으로 이겨낸 희망연주단

실직아픔 음악으로 이겨낸 희망연주단

기사승인 2009-07-05 17:17:00


[쿠키 사회] “좋아하는 음악도 하고 시민들에게 즐거움도 전해줄 수 있으니 기쁨이 두 배입니다.”

경제위기로 실직하거나 생계가 어려운 이들에게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주는 희망근로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음악을 통해 희망을 전하는 ‘베토벤 바이러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주시가 운영하는 ‘희망연주단’은 4일 오후 덕진공원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박형만씨 등 단원 5명이 ‘희망연주단 작은음악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연주하기를 90여분. 예상치 않게 200명 가까운 관중이 몰리자 긴장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희망연주단은 모두 34명. 시는 당초 22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지원자가 몰리자 인원을 늘렸다. 36세 최영희(바이올린)씨에서부터 78세 강병희(하모니카)씨까지 이들이 다루는 악기는 기타 클라리넷 색소폰 바이올린 트럼펫 아코디언 등 다양하다. 이들 단원들 역시 얼마 전까지 실직자였다. 대부분 연주를 취미 삼아 배운 아마추어들이지만 오랫동안 자원봉사나 동아리 활동 등을 해온 터라 실력이 제법 탄탄하다. 단원들은 매일 1∼2곳에서 2시간 남짓씩, 오는 11월까지 활동할 계획이다. 이들은 4∼8명으로 조를 나눠 한옥마을과 경기장, 덕진공원, 동물원, 재래시장 등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달려갈 예정이다. 팀을 만든 지 보름밖에 안돼 당분간은 따로따로 무대에 오르지만, 조만간 협연도 할 생각이다.

보수는 하루 3만3000원. 하지만 긍지와 보람은 그 몇 배를 넘는다. 바이올린을 켜는 양석룡(52)씨는 “서툴지만 시민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힘을 냈으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시 문화관광과 김인수씨는 “보수는 용돈 수준에 불과하지만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하는 것 같다”며 “반응이 좋아 ‘희망근로’가 끝나는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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