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최근 입주한 청사 북관 건물 7층에 침대와 소파를 갖춘 특별조사실을 신설했다고 22일 밝혔다. 진술 내용을 녹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조사실 12곳도 마련하고 정원(30명)의 절반 이상을 신규 수사 인력으로 교체하는 등 수사 역량을 강화했다.

특별조사실은 부패사건에 연루된 고위공직자나 비리를 저지른 대기업 인사 등을 수사할 때 사용된다. 사회적 이목 때문에 자주 소환할 수 없는 인사들을 장시간 조사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만이 특별조사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11층에 있는 특별조사실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노태우 전 대통령, 신승남 전 검찰총장 등이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11층에 있던 특별조사실은 2002년 조사 받던 피의자가 가혹 행위로 숨지면서 폐쇄됐다.

이에 따라 검찰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권력형 부정부패 수사에 경찰이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특별조사실을 조직 위상을 높이는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의 특별조사실 신설 방안은 수년 전 검찰과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할 때부터 추진됐다. 마침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 사정 기능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사실은 이미 3년 전 설계한 것으로 검찰과 경쟁하는 차원에서 만든 게 아니다”라며 “수사 역량을 강화한 만큼 특수수사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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