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누가 이 돈을 줬는지 절대로 이야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육군 53사단 기동대대 이경호(23) 병장은 23개월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하면서 중대장 배상호 중위에게 이렇게 신신 당부를 하면서 59만원을 내밀었다.
이 병장은 분대원 중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부모 형제가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강모 상병에게 적은 금액이지만 자신이 전역한 후 조용히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 병장의 기탁금은 그가 군 생활을 하면서 받은 봉급과 위험수당에서 조금씩 떼서 꼬박꼬박 저축한 돈이었다.
두 사병 간의 ‘애틋한 인연’은 처음 전입 온 강 상병에게 이 병장이 남다른 애정으로 군생활을 가르치면서 맺어졌다.
배 중위는 “이 병장이 이끄는 분대는 유격훈련에서 최우수 분대로 선정되는 등 분대원들이 뜨거운 전우애로 똘똘 뭉쳐 전투력도 가장 뛰어났다”고 말했다.
기동대대장 김천석 중령은 “기동대대는 향토사단의 핵심 전력으로서 분대원간의 존중과 배려, 전우애가 바탕이 돼야 가장 위험한 순간에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이 병장의 아름다운 선행은 더욱 빛난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전우애를 발휘한 이 병장은 2박3일간의 성과제 외박을 다녀온 뒤 지난 4일 전역식을 갖고 사회에 복귀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