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김길태, 후송차량 올라…부산지검 송치

묵묵부답 김길태, 후송차량 올라…부산지검 송치

기사승인 2010-03-19 13:49:00
[쿠키 사회] 차가운 표정의 김길태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이모(13)양의 유족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도 묵묵히 후송차량에 올랐다.

김은 19일 오전 수사를 진행한 부산 사상경찰서를 떠나 부산지검으로 송치됐다. 맨 뒷좌석에 김을 태운 호송차량은 이내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김의 검찰 송치를 전해들은 주민 신판준(67세)씨는 “속 시원하고, 이제야 마을사람들이 편안해졌다”며 “조속히 재개발지역이 정비돼 안전한 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완의 수사로 마무리된 김길태 사건의 공은 이제 검찰로 넘어갔다. 앞서 경찰은 50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수사서류를 18일 검찰로 넘겼다.

김의 신병을 인도받은 검찰은 침입·납치·살해 과정 등과 관련해 미진한 수사를 보충하게 된다.

검찰은 김의 진술을 토대로 구성된 범죄 과정을 재확인한다. 이 양의 집 다락방 창문으로 침입, 화장실을 통해 방안으로 들어간 김이 이양을 납치해 무속인의 집에서 성폭행·살해한 후 인근 물탱크에 사체를 유기하고 도주했다는 전 과정을 다시 한번 짚어본다.

특히 지난 16일 현장검증에서 성폭행, 살인에 대해 김은 또다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해 수사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부분을 입증하는 게 검찰의 남은 과제다.

경찰이 유력한 증거로 채택한 휴지 뭉치에서 이양과 김의 DNA가 동시에 나와 성폭행 증거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살해 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하다. 살해 시점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경찰은 김의 범행을 계획적 살인으로 송치했지만 명확하게 증명하지는 못했다.

부산지검은 이례적으로 주임검사에 부장검사를 지정하고 검사 3명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진을 꾸렸다. 필요할 경우 전면 재조사하고 현장검증도 다시 한다는 방침이다. DNA, 김의 자백 외 살인 등을 증명할 수 있는 범행 증거도 확보해야 한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이영재 기자 bhyoon@kmib.co.kr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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