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데이 앞둔 ‘로드넘버원’, 하반기 기대작다운 ‘위용’

D데이 앞둔 ‘로드넘버원’, 하반기 기대작다운 ‘위용’

기사승인 2010-06-22 19:03:00

[쿠키 연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있었다. MBC 새 수목드라마 ‘로드 넘버원’(연출 이장수 김진민, 극본 한지훈)은 ‘드라마 이상의 완성도’라는 호평을 받으며 하반기 대작다운 기운을 뿜어냈다.

‘로드 넘버원’은 22일 오후 서울 CGV압구정에서 1회와 2회 초반 90분 정도를 편집,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드라마 극장 시사회’는 방송에서 이례적 행사로 제작진과 출연진의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들의 당당한 태도만큼이나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다. 영화 못지않은 아름다운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이 맛깔 나게 버무려지면서 안방극장을 점령할 채비를 마쳤다.

일단 드라마 성공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지섭·김하늘·윤계상의 열연은 90분 내내 극중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호흡을 함께 끌고 갈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멜로를 전투처럼 전투를 멜로처럼 찍었다”는 배우들의 다부진 각오만큼이나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가 스크린에서 배어났다.

한지훈 작가는 “시사회를 갖기 전 겨울 촬영 분량을 편집실에서 본 적이 있는데 배우들의 연기에 깜짝 놀랐다”며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주연배우들의 연기에 흡족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소지섭에 대해서는 “장동건에 비견할 만한 파괴력”이라고 극찬했다. 한 작가는 장동건이 주연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집필한 바 있다.

한 작가의 칭찬대로 소지섭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 극중에서 미천한 집안에서 태어나 아가씨 ‘수연’(김하늘)을 모시는 하인의 아들 ‘장우’ 역을 맡아 한 여자를 향한 순애보를 지키는 매력적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동안 소지섭의 대표작으로 거론됐던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연기력의 방점을 찍는 작품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김하늘의 연기 변신도 새롭다. 김하늘은 남자배우 소지섭과 윤계상에 비해 적은 출연 비중에도 불구하고 “촬영이 끝난 지금도 ‘수연’에게서 헤어 나올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김수연’과 혼연일체 된 모습이었다. 자신의 의대 학비를 벌기 위해 전쟁터로 나간 ‘장우’(소지섭)를 기다리고 사랑하지만 자신이 돌봐야 하는 가족과 환자들을 등질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여인의 모습을 넘치지 않는 감정으로 표현했다. 순정만화 속에서 걸어 나온 듯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여성스러움은 남자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만들 예정이다.

윤계상은 god 출신 가수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연기자 윤계상’으로 비상할 것으로 보인다. 육사 출신의 엘리트 장교 ‘신태호’ 역을 맡아 떠나간 님을 그리워하는 ‘수연’(김하늘)에게 사랑을 쏟지만 이내 배신감에 휩싸이는 슬픈 운명을 지닌 캐릭터를 표현했다. 특히 전쟁신에서 전우들을 진두지휘하고, 폭탄이 터지는 위기 속에서 우왕좌왕하거나 죽음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1950년대에서 걸어 나온 인물처럼 자연스러웠다.

‘로드 넘버원’의 이 같은 결실은 100% 사전 제작의 힘에 있다. 시나리오 탈고가 진즉에 끝나 배우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극의 흐름을 이해한 채 촬영에 임할 수 있어 연기 호흡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것이다.

또 탄탄한 극 구조는 지난 3년 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스토리 라인을 차곡차곡 만들면서 얻어진 효과다. 뛰어난 영상미는 두 PD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얻어냈다. SBS ‘별을 쏘다’ ‘천국의 계단’ ‘아름다운 날들’ 등을 연출한 이장수 감독은 ‘멜로’ 파트를, MBC ‘신돈’ ‘달콤한 인생’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의 메가폰을 잡았던 김진민 PD는 ‘전투’를 맡아 각자의 라인을 살리는데 주력하면서 동반 상승 작용을 봤다는 평가다.

이달 중순 촬영을 끝낸 덕에 컴퓨터 그래픽(CG) 효과도 충분히 삽입할 수 있었다. 전체의 40% 가량 전쟁 장면이 투입되는 만큼 폭약이 터지는 모습이나 ‘장우’와 ‘수연’의 사랑 징표인 ‘민들레 홀씨’가 화면에서 그림처럼 되살아날 수 있었다.

물론 이날 공개된 내용이 극 초반이고, 아직 시청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드라마의 성공을 속단하긴 이르다. ‘로드 넘버원’이 20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작품인데다 기자의 시각과 시청자의 취향은 사뭇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가 지난해 내놓아 안방극장을 장악한 ‘선덕여왕’에 버금갈 만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데에는 다들 입을 모았다. 오는 23일 안방극장을 강타할 ‘최루성 멜로 대작’으로 시청자의 심금을 울릴 지
결과를 주목해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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