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아직 ‘몽니’를 모르시나요?”

[쿠키人터뷰] “아직 ‘몽니’를 모르시나요?”

기사승인 2010-06-25 14:51:00

"[쿠키 연예] 4인조 밴드 ‘몽니’(MONNI)가 두 번째 정규 앨범 ‘디스 모먼트’(This Moment)를 들고 나왔다. 2년 전 ‘몽니 앤드’(MONNI AND)라는 미니앨범을 발표했지만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룹 몽니의 특성상 색깔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에는 ‘몽니다운’ 색깔로 열 네 곡을 꽉 채워 기분 좋게 돌아왔다.

‘몽니’. 이름부터 독특하다.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하여 심술을 부리는 성질을 의미하는 순 우리말이다. 그만큼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은 이들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져 있다. 리더 김신의가 제안한 이름으로 다른 멤버들도 흡족해하며 만장일치로 채택된 단어다. 멤버들은 “이름이 주는 독특한 뉘앙스가 좋다”며 ‘몽니’라는 이름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김신의(보컬·33), 이인경(베이스·30), 공태우(기타·26), 정훈태(드럼·23)로 구성된 ‘몽니’의 노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홍대 클럽 및 언더그라운드에서 주로 활동하는 그룹이라 인지도 면에서 다소 약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곡은 어떤 노래보다 울림이 강하다. 보컬 김신의의 자조하듯 읊조리는 음색은 영국의 모던 락 밴드 ‘킨’(Keane)의 톰 채플린을 닮았고 멜로디는 촉촉하다. 도심을 떠나 수풀이 우거진 야외 잔디에 누워 눈을 감고 음미하면 딱 좋을 듯하다.

첫 번째 트랙 ‘나 지금 뛰어가고 있어’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헤어짐’ ‘그리움’ ‘아픔’의 서막을 알린다. 김신의의 몽환적 목소리와 흐느적거리는 듯한 발성은 애절함을 더한다. 감정은 여덟 번째 트랙 ‘톡톡톡’에 이르러 삶의 무게를 떨쳐내듯 폭발하고, 홍일점이자 베이시스트인 이인경의 발랄한 음색이 돋보이는 열세 번째 트랙 ‘마이 걸 프렌드’(My girlfriend)로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 ‘흔적’으로 다시 슬픔에 잠긴다.

타이틀곡 ‘나를 떠나가던’은 이별한 사람이 위태로워 질까봐 걱정하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세계적 그룹 ‘라디오 헤드’의 브리티시한 느낌을 연상시킨다. 김신의는 “모든 곡들이 소중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 중 ‘나를 떠나가던’은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른 노래”라며 “듣고 나니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몽니의 앨범은 전반적으로 슬픈 내용의 가사들이지만, 경쾌한 멜로디가 무거운 분위기를 상쇄시킨다.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귀결된다.

“이번 앨범에 실릴 만한 노래를 서른 곡 정도 고르고, 들었을 때 좋은 노래를 다시 추렸죠. 1,2번 트랙은 멜로디만 놓고 보면 신나는 분위기인데 가사를 들여다보면 아픔과 이별에 관한 것들이에요. 1집에 수록됐던 노래 ‘소나기’의 연장선에 놓은 곡들로 제 안에 숨어 있던 헤어짐에 대한 내상을 표현했습니다.”(김신의)



아련한 슬픔에 한없이 잠기다가도 발랄하고 독특한 멜로디로 감정을 다독여주는 몽니의 음악. 이들 스스로는 기존 뮤지션들과 음악적 색깔이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할까.

“요즘 유행하는 음악인 아이돌 그룹의 댄스 노래를 들으면 유쾌하고 즐거워져요.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 차가운 인상이 강한 것 같아요. 디지털에 너무 의존한 듯 한 느낌이 세다고 할까요? 그에 비해 우리 음악은 좀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내용도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라 몰입하기 편안할 것 같고요. 우리 노래를 듣고 많은 분들이 마음의 안식을 얻었으면 해요.”(정훈태·공태우)

“저도 ‘정감’이 가는 음반을 만들고 싶었어요. 밴드다 보니 연주에도 공을 많이 들였는데 예전에 발표한 앨범보다 한층 더 세련된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어요. 느낌과 멜로디를 주의 깊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이인경)

몽니의 노래가 가사와 멜로디 양면에서 조화로울 수 있었던 것은 ‘팀워크’ 덕분이다. “이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며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는 이들에게도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 기타리스트 공태우가 군 복무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났을 때 앨범을 만들었다. 하지만 ‘몽니’의 색깔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고, 녹음한 노래를 전부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네 명이 하나로 모일 때가 가장 ‘몽니답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몽니’가 부르는 대부분의 곡은 제가 만들었지만, 앨범의 색깔과 멜로디 라인을 잡고 ‘몽니’만의 스타일로 완성시킨 건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작업했어요. 특히 태우가 없었을 땐 ‘몽니’의 느낌이 완전히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그때 ‘아 음악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구나’하는 걸 느꼈어요. 지금은 제가 음악을 많이 만들고 있지만 다른 멤버들도 작업하는 곡들이 있어요. 다음 앨범에는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좀 더 많이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김신의)

5년 만에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들고 나온 몽니.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앨범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몽니의 음악이 좀 더 궁금한 사람은 오는 26일 오후 6시 서울 상수동 상상마당에 열리는 ‘엘르걸 페스타’로 가보는 건 어떨까. 라이브로 듣는 몽니의 음악은 한결 더 따뜻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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