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국제회계기준 수정에 사활 걸었다

조선업계, 국제회계기준 수정에 사활 걸었다

기사승인 2010-10-13 17:28:00
[쿠키 경제] 내년 한국에 본격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수정을 위해 조선업계가 사활을 걸고 나섰다. IFRS는 나라마다 다른 회계 작성을 국제적으로 통일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SAB)가 마련한 것. 하지만 원안대로 확정되면 조선업계는 극심한 부채증가에 따른 경쟁력 하락이 우려돼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방한한 데이비드 트위디 ISAB 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조선업계가 요구가 반영된 IFRS 수정안을 전달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실정도 함께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조선업계는 환율 변동이 심한 경우 IFRS 외화환산 회계가 부채비율을 비정상적으로 높여 재무제표를 심각하게 왜곡시키게 될 것이라며 수정안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IFRS 회계방식이 수주금액은 자산 증가로, 환 헤징을 위한 파생상품(외화선물 거래)의 손실분은 부채 증가로 기입하기 때문이다.

즉 환율이 단기간 급등락을 거듭하는 국내 경제현실에서는 헤징이 불가피한데도 IFRS 원안은 조선업체의 재무제표를 불안한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는 게 조선업계의 지적이다. 아울러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자금조달이 막히고 차입금 상환압력이 커져 궁극적으로는 경쟁력 악화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확정계약 자산(중도금+잔금의 환율변동효과)과 통화선물환 부채를 차감표시(LP) 방식으로 해줄 것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 경우 파생상품의 총 거래량을 표시해 회사가 부담한 총 위험의 크기를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재무제표상 왜곡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 1위 품목인 선박을 만드는 조선업계의 수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관련 산업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에 늦기 전에 IFRS 수정을 체계적으로 담당할 기관이나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장섭 한국조선협회 부회장은 “G20 국가 간에도 환율문제가 국가 경제문제와 맞물려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같이 환율 급변동이 심한 국가의 기업들은 환 헤지가 존망이 걸린 문제”라며 “기간산업에 큰 영항을 미치는 회계처리 기준 개정을 위해 여러 유관기관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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