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과 <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로 한껏 기대치를 높힌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3편인 <나니아 연대기 : 새벽 출정호의 항해>(이하 나니아 연대기)가 좀더 화려해진 모험담을 들고 국내 첫 선을 보였다. 전 세계 1억부 이상의 판매, 제작비 2억불, 2년 간의 작업으로 이뤄진 3D 화면이라는 화려한 배경을 자랑하는 <나니아 연대기>는 우선 어느 정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총 7권으로 구성된 C.S 루이스의 저서 ‘나니아 연대기’중 열혈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세번째 이야기에 바탕을 둔 이번 <나니아 연대기>는 한 시리즈의 마지막이자, 또다른 시리즈의 시작이기도 하다. 1편과 2편에서 주축을 이뤘던 ‘피터’ (윌리엄 모즐리) 와 ‘수잔’ (안나 팝플웰)이 이미 어른이 되어 더이상 ‘나니아’로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20대를 앞둔 ‘루시’ (조지 헨리)와 ‘에드먼드’ (스캔다 캐이니스)도 이번 모험이 실질적인 마지막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나니아’를 배경으로 한 모험담은 스크린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들의 친척인 ‘유스터스’ (윌 폴터)가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10대 성장기를 엮은 <나니아 연대기>의 새로운 모험을 담당하며 성장통을 겪을 또다른 주인공의 등장인 셈이다.
현실의 시대 역시 변화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영국. ‘루시’와 ‘에드먼드’는 독일의 공습을 피해 사촌 ‘유스터스’의 집에 기거한다. ‘유스터스’와 티격태격하며 지내는 ‘에드먼드’는 나니아를 그리워하던 중, 그림 속에서 쏟아져 나온 물에 허우적대다가 나니아의 세계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왕이 된 ‘캐스피언’ (벤 반스)를 만나게 된 이들은 사라진 영주를 찾으러가는 여정에 참여하게 된다.
1,2편을 본 이들은 쉽게 접근하는 것이 당연하고, 설사 전편을 보지 않은 이들이라고 하더라도, 인물간 관계에 있어서 ‘왜’라고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내 쉽게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다.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내용도 풍부하다. 외다리 난쟁이들, 용, 파란색 연기로 된 괴물들, 마법사의 도서관, 거대한 바다뱀은 물론 세세하게 표현된 바다의 모습이나 화산섬 등도 스크린을 풍성케 한다.
그러나 이같은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나니아 연대기’가 112분 동안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스토리의 단순함은 영화의 타깃이 그다지 높은 연령층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넘어갈 수 있지만, 3D는 굳이 왜 적용했을까 라는 의문을 들게 만들었다. 홍보사 측은 “컴퓨터로 창조한 다수의 장면들과 CGI캐릭터들은 처음부터 3D로 만들어 영화에 삽입했다. 3D로 3배 더 강해진 판타지 어드벤처”라고 강조했지만, 아쉽게도 1,2편에 비해 3D가 주는 강력함은 느끼지 못했다. 이미 여러차례 3D 영화를 경험한 관객들이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나니아 연대기’가 3D 효과를 통해 보여주는 즐거움보다는 ‘나니아 월드’ 자체에서 느껴지는 판타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미 3편을 통해 마지막 10대의 성장통을 앓은 ‘루시’와 ‘에드먼드’도 이전에 보여줬던 영웅적 기질은 사라졌다. 도리어 ‘리피칩’과 ‘유스터스’의 모습이 강하게 부각되면서 전체적으로 모든 캐릭터가 평범하게 보여졌다. 12월8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