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선입니까?”…MBC연기대상, 공동수상 남발

“이게 최선입니까?”…MBC연기대상, 공동수상 남발

기사승인 2010-12-31 18:22:01

[쿠키 연예] ‘2010 MBC 연기대상’이 각 부문별로 공동 수상을 남발하면서 상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렸다.

3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0 MBC 연기대상’은 대상을 비롯해 최우수상, 우수상, 신인상, 황금연기상, 공로상, 라디오 우수상, PD상 연기자상 등 다수 부문에서 공동 수상이 남발됐다.

연기자의 실력 우위를 점칠 수 없어 부득이하게 공동 수상을 하는 것은 시청자나 상당수의 대중도 납득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 부문에서 대부분 공동 수상을 처리했다는 것은 안일한 자세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나눠주기’ 시상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시상식의 필수요소인 긴장감과 권위도 떨어졌다는 반응이다.

‘2010 MBC연기대상’의 ‘나눠주기’ 시상의 면면을 보면 다음과 같다. ‘역전의 여왕’ 김남주와 ‘동이’의 한효주가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최우수상 남자 부문 역시 ‘역전의 여왕’ 정준호와 ‘동이’의 지진희에게 표를 줬고, 최우수상 여자 부문은 ‘파스타’의 공효진과 ‘욕망의 불꽃’ 신은경이 트로피를 가져갔다.

우수상 남자 부문은 ‘역전의 여왕’ 박시후와 ‘개인의 취향’ 이민호에게 돌아갔다. 우수상 여자 부문도 마찬가지다. ‘분홍립스틱’ 박은혜, ‘동이’의 이소연이 받았으며, 황금연기상 연속극 부문도 ‘황금물고기’의 김보영과 박상원이 수상했다. 황금연기상 조연 부문도 ‘동이’의 김유석, ‘역전의 여왕’의 하유미가 트로피를 동시에 가져갔다. 이외에도 신인상 남녀 부분에서도 공동 수상이 계속됐다.

지난해에도 대상(고현정)을 제외하고, 최우수상 남자(윤상현, 엄태웅), 최우수상 여자(김남주, 이요원), 우수상 남자(최철호, 김남길), 우수상 여자(이혜영, 고나은) 등 다수 분야에서 나눠주기 시상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MBC가 해마다 ‘나눠주기’ 시상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현재 유행 중인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 백화점사장인 ‘주원’(현빈)의 대사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가 떠오른다. ‘주원’이 안일한 태도로 업무에 임하는 임원진을 꾸짖을 때 내뱉는 말로, MBC의 고민 없는 선정 과정을 꼬집는 문장으로 다가온다.

물론 MBC도 대상만큼은 공동 수상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2010년에 이렇다 할 작품이 없다는 게 문제다. 사극의 거장 이병훈이 이끄는 ‘동이’는 초반 흥행 탄력을 받았으나, 기존 작품의 명성과 비교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후반부에는 SBS ‘자이언트’에 막판 역전극을 허락하며 쓴맛을 맛봤다. 그렇지만 60회라는 장시간을 이끌어온 배우의 공로를 눈감을 수 없는 노릇이다. 오랜 시간 ‘동이’를 이끌어오며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준 한효주에게 상을 주게 된 것이다.

한효주에게만 대상을 주기에는 김남주의 노고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지난해 안방극장을 휩쓴 ‘내조의 여왕’으로 MBC의 눈도장을 받았던 김남주는 심리적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2탄인 ‘역전의 여왕’ 출연을 결정했다. “형만 한 아우 없다”고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결국 블록버스터 경쟁작 KBS 2TV ‘아테나-전쟁의 여신’과의 수도권 시청률 대결에서 역전극을 일궈냈다.

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으로 보인다. ‘동이’는 지난 10월 종영해 떠나간 배라면, ‘역전의 여왕’은 멀리서 돌아오고 있는 반가운 손님이다. ‘역전의 여왕’은 10회 연장이 결정되면서 오는 2월초까지 전파를 탈 예정이라, 김남주에게 대상 트로피를 안겨줌으로 발생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다음은 ‘2010 MBC연기대상’ 수상자 명단이다. △대상 : 김남주, 한효주 △최우수상 남자 부문 : 정준호, 지진희 △최우수상 여자 부문 : 공효진, 신은경 △우수상 남자 부문 : 박시후, 이민호 △여자 부문 : 박은혜, 이소연 △황금연기상 연속극 부문: 김보영, 박상원 △황금연기상 조연배우 부문 : 김유석, 하유미 △신인상 남자 부문 : 이상윤, 이태성 △신인상 여자 부문 : 박하선, 조윤희 △PD상 드라마 부문 : 즐거운 나의 집 △특별상 연기자 부문 PD상 : 이태곤, 채정안 △중견연기자: 임채무, 박정수 △2010 캐릭터 대상 버럭상 : 이선균, 찌질이상 : 정준호, 다중이상 : 신은경, 막말상 : 임채무, 깨방정상 : 지진희 △인기상 남자 부문 : 김현중 △인기상 여자 부문 : 한효주
△베스트 커플상 : 이선균&공효진 △올해의 드라마 :
동이 △가족상 : 글로리아 △공로상 TV부문 정혜선, 나문희 △라디오 부문 : 성경섭 논설위원 △라디오 신인상 : 노홍철 △라디오 우수상 : 배칠수, 현영 △라디오 최우수상 :조영남 △특별상 아역부문 : 김유정, 이형석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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