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이자벨 위페르 “밀양 속 전도연 연기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쿠키人터뷰] 이자벨 위페르 “밀양 속 전도연 연기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기사승인 2011-05-30 11:49:00

[쿠키 영화] “평소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고 ‘밀양’의 전도연 씨 연기를 인상 깊게 봤죠. 꼭 한번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예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스파 앤 클럽에서 이자벨 위페르를 만났다. 소파에 누워 노래를 흥얼거리던 그는 취재진이 들어서자 몸을 일으켜 세우며 반갑게 맞았다. 청바지에 편한 셔츠 차림의 위페르는 화려할 것만 같은 세계적 여배우답지 않게 소탈한 모습이었다.

위페르는 영화 ‘코파카바나’ 홍보와 자신을 주제로 한 사진전 ‘이자벨 위페르-위대한 그녀’ 개최를 기념해 지난 26일 영화 개봉 일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지난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에 게스트로 참석한 이후 13년 만의 방한이다.

위페르는 “(1998년에 부산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서울에 온 것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다 새롭다.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리움미술관에 다녀왔고, 호텔에서 서울 전망을 내려다봤다. 정말 멋있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점심때 아주 근사한 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먹었는데,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국 같은 것이었고 아주 맛있다”며 웃어 보였다.

위페르는 마르끄 피투시 감독의 ‘코파카바나’에 친딸인 배우 롤리타 샤마와 함께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이 영화는 자유분방한 엄마 바부(이자벨 위페르)와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상반된 성격의 딸 에스메랄다(롤리타 샤마)의 충돌을 그린 작품이다.

위페르는 딸과 함께한 연기에 대해 “아무래도 서로에 대해 잘 알다 보니, 영화 초반부에는 웃음이 많이 나와 진지하게 감정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금세 나아졌고, 좋은 감독님과 함께 작업해 촬영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털어놨다.

롤리타 샤마는 젊은 시절 위페르의 미모를 꼭 빼닮아 ‘제2의 이자벨 위페르’로 불린다. “딸과 내가 많이 닮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딸이 나보다 나은 점이 있다. 바로 나보다 키가 더 크다는 것이다(웃음)”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연기에 있어 다른 점도 공개했다. “나는 에너지를 내면에 가두고 있는 편인데, 샤마는 나보다 많은 에너지를 밖으로 표출시킨다. 그런 점에서는 나와 참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위페르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프랑스에서 한국영화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박찬욱, 이창동 등 한국 감독과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함께 연기하고 싶은 한국 배우로는 전도연을 꼽았다.

“영화 ‘밀양’의 전도연 연기를 인상 깊게 봤다. 전도연과 함께 작품 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고, ‘박쥐’의 김옥빈이나 ‘시’에 나왔던 윤정희와도 호흡을 맞춰 보고 싶다.”

위페르와의 인터뷰가 있던 날 오전 그룹 SG워너비 출신 가수 채동하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송지선 아나운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연이어 발생한 자살 사건에 분위기가 다소 무거웠다. 이 소식을 위페르에게 전하자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매우 놀라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이 거의 없으며 최근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정말 유감”이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까지 연기와 인기에 대한 부담도 누구보다 컸을 텐데, 위페르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예상과 달리 위페르는 “영화를 찍으며 스트레스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단언했다. 엘리베이터 공포증이 있는 그녀는 “(연기에 대한 부담감 보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생각하기도 싫은 듯 코끝을 찡그렸다.

사진전 ‘이자벨 위페르-위대한 그녀’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특정 배우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최초의 오마주 사진전으로 평가되는 이 전시는 세계 7개 도시를 순회하며 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유치했다. 한국에서는 29일부터 서울 방이동 한민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6일 전시회를 방문했던 위페르는 “넓지는 않지만 구성이 상당히 잘 돼 있다. 아마 돌아보기에는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족했다.

위페르는 29일 진행된 팬 사인회를 끝으로 한국에서의 공식 일정을 모두 끝냈다.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이번 주 중 프랑스로 돌아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