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윤계상 “‘비스티보이즈’ 찍으며 쓰레기처럼 살았다…부모님 정신병원 권유” ②

[쿠키人터뷰] 윤계상 “‘비스티보이즈’ 찍으며 쓰레기처럼 살았다…부모님 정신병원 권유” ②

기사승인 2011-06-24 22:24:00

[쿠키 연예] 윤계상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긴 싸움을 해 오고 있다. 7년간 12편의 작품에 출연할 만큼 바쁘게 달렸다. “배울 수 있는 곳이 현장뿐이었다”는 그는 “공백기가 생기면 잊혀진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벼랑 끝에서의 연기가 끊임없이 이뤄졌다”며 웃어 보였지만 따라 웃을 수는 없었다.

“연기, 몰입과 계산만으로 안 되더라”

그는 “체계적으로 연기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가장 우선시 한다”고 털어놨다. “몰입이 안 되면 연기를 못한다. 방법을 모르니까. ‘풍산개’처럼 극중 대사가 없는 캐릭터를 맡으면 평소에도 말을 잘 안 한다. 내공이 쌓인 배우들은 그렇게 안 해도 되겠지만 나는 아직 이렇다.”

극중 인물에 지나치게 몰입하다 보니 역효과도 나타났다. “‘비스티보이즈’ 때 연기 몰입의 정점을 찍었다”면서 “캐릭터처럼 살고자 매일 밤새 술을 마시고 낮에 잤다. 내 삶이 다 무너졌고 정말 ‘쓰레기’처럼 살았다. 오죽했으면 부모님이 매니저 형에게 ‘정신병원에 데려가라’고 까지 하셨다”고 회상했다.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몰입한 캐릭터. 흡족했을까. 그의 답은 ‘아니요’였다. “그렇게 매일 같이 취한 삶을 살다 보니 오히려 연기적인 부분에서 놓치는 것이 많았다. 이후 안 되겠다 싶어서 정신 차리고 캐릭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기가 몰입과 계산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계기다.”

형형색색 수식어보다 ‘배우 윤계상’ 가장 좋아

윤계상은 배우라는 직업에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연기를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은 부족해도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늘 말하고 다녔단다.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어떠한 수식어보다 ‘영화배우 윤계상’으로 불리고 싶다는 그는 “과거 포털 사이트에 나를 검색하면 ‘가수, 탤런트’라고 쓰여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영화배우’로 바뀌어 있더라. 책임이 따르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10년 뒤를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내 노력과 진심을 보여 주면 대중도 언젠가는 내 편을 들어주지 않을까.”

아이돌 출신 1세대 배우인 윤계상은 “내 필모그래피를 보면 단지 인기를 얻고 싶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그간 출연한 작품을 나열했다. 저예산 영화는 물론 출연료를 받지 못한 작품도 다수였다. 그룹 god로 최고의 인기를 누려봤기에 이 상황이 더욱 힘들지는 않았을까.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공부를 못했다. 하지만 생각은 정말 많이 한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고민하고 추적하는 것을 좋아한다. 연예인이 되고 나서도 내 위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god 때도 ‘인기를 얻은 건 <육아일기> 프로그램 때문일 거야’와 같이 답을 찾기를 원했다. 전작들이 흥행에 참패하고 팬들조차 내게 등을 돌려도 길게 봤을 때 묵묵히 내 길을 가는 것이 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비난의 화살을 받았고 이제는 이에 대한 내공이 쌓여 진짜 좋아하는 것을 지키는 힘이 생긴 것 같다.”


[쿠키人터뷰] 윤계상 “하정우 형에게 나홍진 있듯, 내게는 전재홍 감독이 있었으면” ③으로 계속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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