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블루칩] 살찐고양이 “‘제2의 이효리’? 영광이고 부담이죠”

[Ki-Z 블루칩] 살찐고양이 “‘제2의 이효리’? 영광이고 부담이죠”

기사승인 2011-11-08 06:57:00

[쿠키 연예] 밴드 이름이 아니다. 그렇다고 노래 제목도 아니다. 살찐고양이는 아이돌과 걸그룹 일색인 가요계에 과감히 도전장을 낸 여성 솔로 가수 이름이다. 갓 데뷔한 신인이 대중들에게 주목 받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살찐고양이는 요즘 이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이름으로 인해 살찐고양이는 방송 출연 전부터 인터넷에 화제가 됐고, 방송 후에는 강렬한 붉은 색의 머리카락과 독특한 의상 및 메이크업으로 ‘제2의 이효리’ ‘한국의 레이디가가’로 불리는 등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살찐고양이는 강렬하고 새침하기까지 한 기존의 이미지와는 달리 의외로 소탈하고 정감 넘쳤다.

“‘제2의 이효리’는 너무 감사한 평이죠. 안무를 가르쳐주신 분이 이효리 선배님의 안무를 담당하셨던 분이신데, 실제로 저에게 ‘효리처럼 될 것 같다’고 해주셔서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춤을 한 번도 춰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 배우는 사람 치고는 곧잘 따라하니까 열정적인 모습이 이효리 선배님과 닮았다고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부담일 수밖에 없지만 그러한 수식어에 맞게, 스스로 창피하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죠.”

본명은 김소영. 살찐고양이로 예명을 정한 이유는 연예인이 되기엔 많이 ‘통통’했기 때문이다. 가수가 되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원하는 만큼 체중을 감량해 언젠가는 ‘날씬한 고양이’로 불리고 싶단다.

“이름이 특이해서인지 일찌감치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에 이름이 올라 너무 신기하고 얼떨떨했어요. 처음에는 너무 부담이 돼 기사를 클릭하지 못했어요. 그냥 고양이이라고 하면 날카롭고 사나운 이미지잖아요. 살찐고양이는 푸근하면서 귀엽고 또 강렬하기도 하고요. 음악적 색깔과 컨셉트와 맞아 떨어져 이러한 이미지를 무대에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찐고양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정말 살이 찐 뚱뚱한 고양이가 화면을 가득 채웠는데, 이제는 동물이 아닌 가수 살찐고양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며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데뷔곡 ‘내 사랑 싸가지’ 또한 심상치 않은 제목이다. 그는 “재미있는 노랫말과 경쾌한 리듬으로 안무와 퍼포먼스에 중점을 뒀다”며 “재미는 있는데 아직은 어색한 면이 있다. 날카롭고 당돌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아직 더 만들어 가야할 것 같다”고 겸손해 한다.

한창 꾸미고 치장할 20대이지만 의외로 춤을 춰본 적도, 킬힐을 신어본 적도 없단다. 춤을 배운 날에는 다음 날 잊어버릴 것을 걱정해 잠도 자지 않고 밤새 거울 보며 춤을 익혔다. 무대에서 선보인 일명 ‘째깍째깍 춤’에서의 무표정한 설정은 이러한 노력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고 신나요.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 다들 쉽게 잘 따라해주시고요. 무대에서 느껴지는 호응은 정말 짜릿해요.”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은 노래에 맞춘 컨셉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살찐고양이의 취향과 맞물리는 부분도 있다.

“메이크업 담당자가 ‘너는 눈 밑에 반짝이를 붙이면 표정이 달라진다’고 하세요. 반짝이 좋아해요. 평소에 남들이 특이하다고 여기는 튀는 옷들을 좋아했어요. 특히 여름에도 입고 싶을 만큼 털 달린 옷도 좋아하고 파스텔이나 형광색도 즐겨 입었어요.”

살찐고양이는 가수 장혜진의 제자로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았다. 한양여대 실용음악과를 다닌 그는 교수인 장혜진에게 수업을 들으며 음악적 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가수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가수의 길은 우연처럼 찾아왔다.

“실용음악을 공부했지만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밴드이면 몰라도 가수는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죠. 그런데 졸업 무렵 장혜진 교수님과 면담을 하는데, 교수님께 서 왠지 가수를 하면 잘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오디션에도 직접 추천을 해주셨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모두 장혜진 교수님 덕분이죠.”

아이돌 그룹이 대세인 요즘 솔로로 데뷔하기에 걱정이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처음에는 여성 듀오로 데뷔하려고 했었는데 함께 준비하던 친구가 중도에 가수 데뷔를 포기하고 학업을 잇는 바람에 솔로로 나서게 된 것”이라며 “처음에는 마음고생도 심했는데, 이제는 의지할 사람이 없는 만큼 더 열심히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내년 초에는 또 다른 노래로 대중 앞에 설 예정이다. ‘내 사랑 싸가지’와는 또 다른 느낌의 노래로, 그간 보여준 이미지와 다른 색다른 컨셉트를 구상 중이다.

“롤모델은 윤미래 선배님이에요. 허스키한 목소리와 특유의 소울이 너무 멋있어요. 저만의 고유한 색채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한가지 이미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노래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살찐고양이가 되고 싶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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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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