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휴가 중 '영아유기' 신고한 군인, 알고보니…

[단독] 휴가 중 '영아유기' 신고한 군인, 알고보니…

기사승인 2011-11-22 22:06:01
[쿠키 사회] 휴가중인 군인이 자신의 5개월 된 영아를 유기, 생명이 위태로웠으나 여경이 자신의 모유를 먹여 보호한 뒤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22일 부산 북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40분쯤 부산 금곡동 모 아파트 입구에서 유기된 아기를 보호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출동한 경찰관에게 신고자는 “‘30대 초반 여자가 잠시 화장실에 간다며 아이를 좀 봐 달라’고 한 후 3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아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아이의 부모를 찾기 위해 타 경찰서에 보호자 수배 후 형사계에 인계했다.

경찰이 신고자의 태도가 이상해 집중 조사한 결과 신고자는 휴가중인 육군 모 부대 소속 군인 S모(20)씨였으며, 유기됐다는 아이는 S씨의 자식으로 밝혀졌다. S씨는 입대후 6개월만에 첫 휴가를 나와 여자친구 A씨(20)가 자신의 아이를 낳은 사실을 알게됐다. S씨와 A씨는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었고, 유기된 영아로 신고하면 보육시설에 맡겨질 것이라 판단해 경찰에 허위 신고했다.

경찰은 S씨에 대해 훈방 조치했다.

한편 5개월된 영아는 장시간 추위에 방치된 채 수유를 받지 못해 온몸이 얼어붙어 울지도 못했고, 의식을 거의 잃은 듯 위험한 상태였다. 경찰은 안타까운 소식을 무전을 통해 전파했고, 딱한 사정을 접한 북부경찰서 금곡파출소 송소이(33) 경장이 나서 자신의 모유를 수유했다. 송 경장은 밤새 당직근무로 몹시 피곤한 상태였지만 방치하면 아이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마침 송 경장은 1개월 된 자신의 아들에게 모유를 수유 중이었다.

송 경장의 따뜻한 모유를 먹고 건강을 회복한 아이는 이날 오전 9시쯤 친할머니의 따뜻한 품으로 인계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윤봉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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