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the 인디’s] 다양한 장르, 독특한 음색…데뷔 앨범 낸 밴드 비밀리에

[Ki-Z the 인디’s] 다양한 장르, 독특한 음색…데뷔 앨범 낸 밴드 비밀리에

기사승인 2012-01-28 12:59:01

[쿠키 연예] 밴드 비밀리에가 정규 1집 ‘비밀리에’를 발매하고 첫 항해를 시작했다. 타이틀 곡 ‘비가와요’를 비롯해 총 10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서 비밀리에는 풍성한 사운드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지난 16일, 홍대의 한 녹음실에서 만난 비밀리에는 팀명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베일에 숨겨진 이미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홍대에서 활동하는 밴드라고 느낄 수 없을 만큼 수수한 대학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비밀리에는 혜령(보컬)을 중심으로 정경용(드럼), 구경모(베이스), 장원일(피아노), 김선태(기타)로 이루어진 혼성 5인조 밴드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데뷔 앨범을 발매한 비밀리에는 검정치마의 세션을 담당했던 정경용을 제외하고 밴드 경험이 전무한 학생들로 구성됐다.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비밀리에 멤버들은 떠오르는 그대로를 곡에 담으며 그들만의 사운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백지 상태였기 때문에 더 편하게 곡을 쓸 수 있었어요. 코드 진행도 모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멜로디를 써서 작업했어요. 드럼도 미디에서 바꾸면서 막무가내 식으로 작업을 했다고나 할까요?”(혜령)

다양한 감정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했기에 비밀리에의 1집에는 여러 장르가 존재한다. 재즈부터 스트레이트 록, 어쿠스틱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사실 앨범 콘셉트를 잡지 않았어요. 따로 정해진 룰도 없었고요. 곡을 다 만들고 앨범 순서를 정했어요. 같은 정서로 이어지는 앨범을 좋아하지 않아서요”(혜령)

“요즘에 앨범을 구입해서 듣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구매자 입장에서 타이틀 곡 이외에도 앨범 전체를 듣고 싶게 만들고자 했죠.”(정경용)

이렇다 할 콘셉트도 정해진 규칙도 없기에 비밀리에 1집 앨범에는 그들의 개성이 모두 담겨 있다. 다양한 장르가 담긴 것은 그들의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분명하지 않은 색깔로 특정 팬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 단점으로도 부각될 수 있다.

“혜령 누나 혼자 곡을 쓰기 때문에 좋은 멜로디가 있다면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져도 감수성은 그대로 남아있어요. 다양하게 포장하지만 뼈대는 일맥상통하죠.”(정경용)

“저는 오히려 좋아요.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는 것도 신나고 여러 팬을 만날 수 있잖아요.”(장원일)

앨범 속 다양한 장르는 여러 팬과의 만남 뿐 아니라 멤버와의 인연도 만들어줬다. 앨범 녹음 후 군에 입대한 멤버의 빈자리를 김선태(기타)가 채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비밀리에 앨범에서 만났기 때문. 각자 자신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곡은 따로 있었다.

“7번 트랙 ‘잃다’가 맘에 들어요. 디스코 리듬의 라틴과 록이 섞여 매력적인 곡이죠. 이곡을 듣고 비밀리에 합류를 결정했어요.”(김선태)

“짧지만 변화무쌍한 진행으로 다양한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9번 트랙 ‘이런’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정경용)

“5번 트랙 ‘볼’과 8번 트랙 ‘5월 어느 날’이요. 장르는 다르지만 ‘볼’은 그냥 듣기만 해도 신나요. 연주도 즐겁고 흥겨워서 춤을 추고 싶을 정도예요. ‘5월 어느 날’은 멤버들의 감정을 잘 표현한 곡이라 생각하고요.”(장원일)

혜령의 보컬은 독특하고 또렷한 음색으로, 자우림의 김윤아와 비슷하다는 평을 종종 듣는다. 이러한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제 나이 또래에서 자우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어요?(웃음) 따라했다면 억울하죠. 한동안은 선명하고 날카로운 보이스가 싫어서 다른 보컬 카피도 해봤어요. 하지만 제 목소리의 개성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혜령)

좋아하는 밴드는 있지만 어느 한 팀을 따라하고 싶지 않다는 비밀리에. 그들만의 개성을 찾아가며 하얀 도화지 위에 조금씩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이제 시작하는 새내기 밴드인 만큼 아쉬움도 남는다. 지난 14일 홍대 에반스 라운지에서 열었던 첫 쇼케이스에서는 실수가 많아 끊임없는 반성을 했다.

그러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신인임에도, 약 40분간 열린 쇼케이스에는 관객이 공연장을 꽉 메웠다. 관객의 호응과 홈페이지에서의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비밀리에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오는 29일에는 전자살롱, 3월 3일에는 단독 공연을 예정이다.

“싱글이나 EP 앨범은 저희 성에 안 찼어요. 한 번에 뭔가를 보여드리고 싶었죠. 저희 음악이 달콤한 음악이나 영미권의 유행 스타일이 아닌 굉장히 특이한 스타일로 보일 수도 있고 어차피 모험할 거 한 번에 보여주자고 파이팅했죠. 앞으로의 활약 기대해주세요.”(정경용)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효상 기자 islandcit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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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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