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 상영관 벌써 감소?…관객들 "표가 없다" 볼멘소리"

"‘도둑들’ 상영관 벌써 감소?…관객들 "표가 없다" 볼멘소리"

기사승인 2012-08-20 13:15:00

[쿠키 영화] 영화 ‘도둑들’ 보고 싶어도 표가 없다?

“19일 오전 10시 30분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 제작 케이퍼필름)을 보기 위해 한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았다. 분명 오전이었음에도 밤늦게 상영되는 영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진이어서 영화를 볼 수 없었다.”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은 한 관객은 영화 ‘도둑들’을 보려 했으나 A열 일부 좌석만 남아있을 뿐 자리가 없어 영화를 볼 수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는 수 없이 ‘도둑들’은 다음을 기약하고 시간대가 맞는 다른 영화를 택할 수밖에 없었단다.

‘도둑들’은 지난 15일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중 여섯 번째로 천만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개봉 22일 만에 이뤄낸 쾌거. 개봉 4주차인 지난 주말에도 83만 529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영진위)에 따르면 ‘도둑들’은 지난 주말(17~19일) 621개관에서 7958회 상영됐다. 한 주 전 주말(10~12일) 801개관에서 1만 1705번 상영된 것과 비교했을 때 180개의 스크린이 줄었고 상영 횟수는 3700여번 감소했다. 영화관은 22.5%, 상영 횟수는 32.1%가 줄어든 셈이다.

물론 개봉영화 예우차원에서 새 영화에 상영관을 내 주는 것은 오래된 관습이다. 일정양의 상영관을 배정해 대중의 관심을 받도록 돕자는 취지는 좋지만, ‘도둑들’의 배급사(쇼박스)와 다른 배급사에서 관객들의 이해와 요구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해 소위 ‘잘 나가는’ 영화를 성급하게 축소해선 안 된다. 배급사의 이익이 관객의 니즈와 따로 노는 상황에 대한 우려다.

실제로 대형 멀티플렉스들을 운영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자사 배급 영화에 지나친 상영관수를 보장해 준다는 눈초리를 받아왔다. 이들은 쿠키뉴스에 “상영 횟수는 예매율에 비례해 결정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해당 배급사별 영화 상영 횟수를 확인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영진위에서 집계한 예매율을 보면 ‘도둑들’은 30%를 웃돌고 ‘R2B: 리턴투베이스’는 8%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CJ CGV영등포의 경우 지난 19일 자사 영화인 ‘R2B: 리턴투베이스’가 32회 상영되는 동안 ‘도둑들’은 20회 상영됐다.

롯데시네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9일 기준 ‘도둑들’이 14회, ‘R2B: 리턴투베이스’는 5회 상영됐다. 대신 자사 배급 영화인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예매율 1.8%에 그쳤음에도 10회가 상영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극장을 가지고 있지 않는 쇼박스에서 배급하는 ‘도둑들’은 상영관 확보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영화가 가진 ‘힘’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지만 영화 관계자들의 기대처럼 국내 개봉 최다관객을 기록할 수 있느냐는 ‘끝까지 어느 정도의 상영관을 유지하는가’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객석 점유율 뚝뚝 떨어지는데, 관객이 원하지 않는데 역대 최고의 흥행작으로 ‘키우기 위해’ 억지로 상영관을 확보해 주자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아직 관객이 원하고 있다면, 원하는 시간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정도는 유지하자는 것이다.

‘도둑들’이 세우고 있는 기록은 단지 해당 영화뿐 아니라 한국영화의 흥행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 중 흥행 1위는 1362만을 동원한 ‘아바타’이다. ‘도둑들’이 19일 현재 1112만 관객을 돌파한 시점에서, 뒷심을 발휘해 최고흥행작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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