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시각효과 감독 “국내 CG 기술 할리우드 80% 따라갔다”

‘타워’ 시각효과 감독 “국내 CG 기술 할리우드 80% 따라갔다”

기사승인 2013-01-09 13:12:01

[쿠키 영화] 영화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한국영화 CG 기술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불을 소재로 한 영화 ‘타워’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CG 기술을 선보이며 우리나라 CG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을 받고 있다.

‘타워’는 총 3000컷 중 1700컷이 CG다. 가상공간 ‘타워 스카이’를 비롯해 초고층 건물의 발화점 장면과 건물 폭파 장면 등 거대한 재난 상황을 CG로 구현해냈다. 후반 작업만 1년여 기간이 걸렸으며 150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3D는 500컷이 사용됐고 이 중 Full 3D는 150컷이다. 특히 헬기 충돌 장면은 모두 디지털로 표현했다. 실제 촬영하기에 상당히 위험한 장면이고 비용 면에서도 CG 작업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타워’의 CG 작업을 담당한 디지털아이디어의 최재천 감독을 만나 국내 CG 수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디지털아이디어는 영화 시각효과(VFX) 전문회사로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 약 250편의 국내외 영화의 시각효과를 맡았다. ‘타워’를 비롯해 ‘올드보이’ ‘국가대표’ ‘마이웨이’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최재천 감독은 “‘타워’는 우리나라의 CG 역사를 바꾼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통해 CG가 영화 흥행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내 CG 기술의 수준에 대해서는 “할리우드 대표작인 ‘아바타’ 같은 영화는 아직 국내에서 만들기 어렵다”고 솔직하게 인정한 뒤 “아티스트의 수준이 떨어져서가 아닌 그만한 시스템이 구축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웬만한 곳 아니면 ‘아바타’ 같은 작품은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의 성장 속도로 봤을 때 수년 안에 그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을 했다.

그는 “불과 4~5년 전만 해도 ‘타워’ 같은 영화는 국내에서 작업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냈고 계속 노력하다 보면 국내에서도 언젠가는 ‘아바타’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재 할리우드와 결과물을 놓고 비교했을 때는 70~80% 수준까지 따라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CG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 감독은 풍부한 예산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사람들의 눈은 본능적으로 디테일들을 인지한다. 그런 세심한 것들을 살려내려면 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이는 곧 예산과 연결된다. 현재 할리우드에서는 아티스트들이 필요로 하는 효과가 있으면 내부 팀에서 직접 소프트웨어를 제작한다. 우리도 작은 것들은 그런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앞으로도 투자, 발전이 더 많이 돼야 할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는 물론 실제의 것을 보여주는 실사 촬영이 감정적 전달에 가장 좋다. 하지만 최근에는 CG가 발달함에 따라 이런 것들이 많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실사로 찍기에는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고 CG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영화산업에서 점점 더 CG 비중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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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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