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애인 미녀 여성 앵커 홍서윤 “제게 맞는 다이어트 중”

첫 장애인 미녀 여성 앵커 홍서윤 “제게 맞는 다이어트 중”

기사승인 2013-03-26 17:04:01

[쿠키 문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KBS ‘아나운서교육실’. 전동휠체어를 탄 한 여성이 KBS 아나운서들로부터 발성·발음 훈련을 받고 있었다. 유애리 최윤경 전종진 유지철 아나운서가 그 여성의 ‘선생님’이었다.

휠체어를 탄 주인공은 ‘우리나라 첫 장애인 여성 앵커’ 홍서윤(26)씨다. 이달 중순 10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홍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바이러스성 척수염을 앓고 난 후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 됐다. 당시 목 아래가 마비된 상황에서 꾸준한 재활 치료 끝에 회복했지만 하반신 장애를 극복하지 못했다. KBS의 앵커 선발은 지난해 시각장애 1급 이창훈 앵커에 이은 것이다.

“지난 18일 첫 출근해 일주일 내내 교육을 받았어요. 1대1 과외나 다름없어요. 미안한 마음이 들죠. 아나운서 선배님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친절하게 가르쳐 주세요. 제가 못할 땐 단호하게 혼도 내시고요. 제가 앵커가 되다니 꿈같은 일이죠.”

홍씨는 앵커 교육과정에서 억양이 높은 톤으로 새어 나오는 문제, 어미가 올라가는 문제 등을 지적 받았다.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그곳에서 다녀 표준어 어미 처리가 익숙하지 않은 점이 있다.

당분간 이런 교육을 받고 4월 KBS 프로그램 개편이 이뤄지면 뉴스를 진행하게 된다. 선임 이창훈 앵커가 KBS1 TV ‘12시 뉴스’의 생활뉴스 코너를 진행한 선례에 비춰 비슷한 과정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앵커(아나운서)라는 개념조차 없었잖아요. 생각도 못한 일이었죠. 장애우들에겐 동기 부여가 되는 반가운 뉴스죠. 제가 뉴스 진행자석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봐요. ‘할 수 있다’는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

홍씨는 미션스쿨인 강남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다. ‘장애 노인의 재정 운용 및 연금 활용’이 그녀의 연구 주제였다. 그러다 ‘장애인 앵커’라는 문이 열렸고 과감히 도전했다. 밝고 낙천적인 성격의 홍씨는 대학에서 게임을 통한 사막화지역 나무심기와 같은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몇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의 ‘트리 플래넷’ 게임이다.

“다이어트와 코디네이션에 신경 쓰고 있어요. 저 같은 사람에 맞는 다이어트와 코디가 필요하거든요. 분장실 분들이 도와주시고요. 아침 식사는 저염식 메뉴로 하고 저녁은 과일과 우유를 먹어요. 서울대 기숙사에서 직접 차를 몰고 출근하고요. 제가 다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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