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환PD, "차두리 대신 차범근이 뛴다고?""

"주철환PD, "차두리 대신 차범근이 뛴다고?""

기사승인 2013-03-28 15:33:01

[쿠키 문화] “차범근이 차두리 보는 자세로 세상을 살면 되는 겁니다. 차두리가 축구 못한다고 아버지인 차범근씨가 나서면 되겠어요. 코치하거나 응원해야죠. 저 또한 그렇습니다. 저는 요즘 ‘커리어 코치’ 역할을 많이 합니다. 가능성 있는 후배를 이끌고, 방황하는 후배에겐 멘토가 되어 주는 거죠.”

우리나라 손꼽는 ‘대PD’ 주철환(58) JTBC 상무는 여전히 ‘즐겁게’ 산다. “나는 영원한 피터팬”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그가 최근 인생멘토집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를 펴냈다. 잡지 ‘샘터’ 권두언 등에 쓴 글을 모았다. 33년 직장생활을 바탕으로 한 직장인 지혜서다.

주철환 PD는 1983년 MBC PD로 방송 생활을 시작한 후 ‘스타PD’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이 될 정도의 한국 대중문화계의 아이콘이었다. 40대 이상이라면 ‘퀴즈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에서 보여준 그의 연출 능력을 익히 알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이화여대 교수, 경인방송(OBS) 사장 등을 거쳤다. 지금도 인터넷 검색에서 ‘유명한 PD’라고 치면 젊은 후배 2인과 함께 ‘튀어’ 나온다.

이런 그의 ‘차범근론’은 경서처럼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자신의 능력이나 자리를 힘 이상으로 휘두르거나 움켜쥐어 후배들의 호흡을 음으로 양으로 막지 않겠다는 마음이 깔려 있다.

“저 잘나간 사람 같죠? 한데 ‘국어’ 하나 잘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었어요. ‘애비 없는 자식’(고모 손에 자랐다)이었고 차별이 싫어 사랑받으려고 애썼지요. ‘우정의 무대’ 할 때도 최고 스타 최진실 채시라 김혜수 고현정을 전방무대까지 이끌어 냈는데 그게 쉽지 않았어요. 그들에게 늘 진심으로 대했어요.”

그는 ‘더 좋은 날들은…’에서 독자에게 밑줄 그어 권하는 말이 있다. ‘내가(내 자녀가) 뭘 잘하느냐에 대한 탐색을 하라’는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되면 당사자는 ‘자기주도 학습법’을 따르게 된다고 말한다. 실제 그의 아들은 영어 과목 외에 모든 과목이 바닥이었으나 재수 끝에 대학 진학을 했고 졸업 후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을 동시에 합격해 부모를 놀라게 했다. 아들이 철들도록 도운 경험은 ‘커리어 코치’ 활동의 밑거름이기도 하다.

“아들 재수 학원 원훈을 보고 청춘들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우리는 겸손하게 만나 자랑스럽게 헤어진다’라고 되어 있더군요. 내 힘이 닿는 선에서 낙담한 이들을 도와야죠. 참, 저보다 즐겁게 사는 분이 계세요. 송해(‘전국노래자랑’ MC) 선생님이시죠. 하하”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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