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기업인과 교수, 건축가 등이 참여해 소외계층에 집을 지어주는 ‘희망의 집(Hope House) 기부운동’이 첫 결실을 맺었다.
부산시와 ㈔부산건축문화제는 30일 부산 범일동 문화병원 뒤 김성균(78)씨 부부의 주택을 개조한 희망의 집 1호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씨 부부 등 4인 가족이 살던 주택은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이 시공을, 동명대 이승헌(실내건축학) 교수가 설계를 맡았다. 이 주택은 지난해 10월 화재로 25년 된 주택이 타 버렸다. 이후 김씨 가족 4명은 지금까지 인근 경로당에서 얹혀살았다.
이날 준공식을 가진 2층짜리 새 주택은 불에 타 시꺼멓게 그을렸던 외벽이 하얀 목재로 다시 입혀졌고, 사라졌던 지붕은 목재장식이 자리를 잡았다. 벽에는 나무향기 가득한 장식장이 새로 등장했다. 1층으로 통하던 내부 계단은 새로 단장을 했다.
딱한 사정을 듣고 달려온 이름을 알리지 않은 자원봉사자들이 벽지를 바르고 장판을 깔았다. 가구를 지원한 주민들도 있었다. 김씨는 “불이 났을 때만 해도 앞날이 캄캄했다.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50년 동안 살던 집에 다시 들어가게 돼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고 즐거워했다.
부산시가 올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호프사업은 시 재정이 아닌 민간의 기부로 허름한 주택을 새집으로 바꿔주는 주거복지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삼정기업 박정오 회장과 경동건설 김재진 사장이 시공비를 후원했다. 김용남 삼현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 조정구 구가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 등이 설계 재능 기부를 했다.
시는 이 사업을 추진할 단체로 ㈔부산국제건축문화제조직위원회를 선정했다. 조직위는 김씨 가옥 외에 대청동 장애인 안모씨 부녀의 집과 문현동 홀몸노인 송모씨 집을 수리하고 있다. 이들 집은 6월쯤 완공될 예정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소외계층에게 더 많은 희망의 집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