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는 자식의 공부를 방해할까 집 고칠 엄두를 못 냈는데 뒤늦게나마 국가에서 집 수리를 해주니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부산 수정동 서기연(88) 할아버지는 6·25전쟁 63주년인 25일 육군 53사단(사단장 박한기 소장) 장병들이 마련해 준 ‘나라사랑 보금자리’를 선물로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부사단장인 신동선 대령이 참석한 준공식과 기증식이 함께 진행됐다. 서 할아버지가 받은 선물은 부산지역 세 번째, 전국에서는 140번째 ‘나라사랑 보금자리’다.
나라사랑 보금자리사업은 육군이 6·25전쟁 참전 국가유공자들을 예우하고 유공자들의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53사단은 지난 달 27일부터 공병대대 장병을 투입하고 4700여만 원을 들여 서 할아버지 가옥 안팎을 새로 단장했다.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에서 다리에 파편을 맞아 거동이 불편한데도 공용화장실을 써온 서 할아버지를 위해 자택 안에 화장실이 설치됐다. 이에 부산 동구, 부산보훈청, 부산항만공사, 지역 주민 등이 가전제품과 생필품 등을 지원했다.
서 할아버지는 “단장된 집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그동안의 고생과 마음 아팠던 게 한꺼번에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