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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홍삼음료에 중국산 비아그라(발기부전치료제) 주성분을 섞어 ‘천연 정력제’라고 속여 국내외에 32억원어치를 제조·판매한 일당 16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청장 신용선) 수사과(과장 신영대)는 중국에서 밀수입한 비아그라 주성분을 홍삼음료에 섞어 국내외에 판매한 혐의(보건범죄단속법 위반)로 김모(71)씨 등 9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 등은 중국에서 한약재를 수입하는 것처럼 속여 가루 형태의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 ‘치오실데나필’, ‘타다라필’ 등을 수입, 국내에서 홍삼음료와 혼합했다.

실데나필과 타다라필은 시중에 유통중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주성분이고, 치오실데나필은 실데나필 유사 합성물질로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아 복용 및 판매가 금지된 물질이다.

이들은 이렇게 멋대로 만든 홍삼음료를 천연 정력제라고 속이고 별도 상표를 부착한 후 국제택배를 이용해 외국에 판매했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일본 등 20개국에 수출한 금액만 20억원에 이른다.

식품을 수출하려면 지정 검사기관에서 성분분석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김씨 등은 검사기관이 해당 식품의 모든 성분을 검사하지 않고 유효성분의 함유 여부만 검사하는 제도적인 허점을 이용했다.

또 이들은 주로 노인을 상대로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홍보관’을 통해 2억원어치를 국내에 유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이 이 홍삼음료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30㎖짜리 1병에 비아그라 1정에 들어 있는 것보다 20% 이상 많은 양의 의약품이 섞여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홍삼음료 외에 가짜 공진환 등을 10억원어치 만들어 유통한 혐의를 잡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신영대 수사과장은 “이들이 유통시킨 음료의 부작용으로 두통과 안면홍조, 소화불량 등 경미한 것부터 심하면 심근경색 등 심혈관 계통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제품의 성분분석 및 시험성적서 발급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