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날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회계장부와 컴퓨터 파일, 원전 설비 납품 관련 서류 등을 확보 했다. 현대중공업은 송모(48)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의 자택과 지인의 집에서 발견된 5만원권 6억여원의 출처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업체다.
검찰은 특히 송부장이 H사 등으로부터 7억여원을 받아 수천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쓴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금품 수수 시기와 대가성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송 부장은 한수원에서 국내 원전의 용수처리 설비와 비상 발전기 등 보조기기 구매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0년 초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을 지원하는 한전에 파견돼 최근 구속될 때까지 같은 업무를 맡았다.
H사는 영광원전 3∼6호기, 울진원전 3∼6호기, 신월성원전 1·2호기, 신고리 1∼4호기, 신울진원전 1·2호기에 용수처리 설비를 공급했거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2002년부터 올해까지 12년째 한수원의 용수처리 설비를 유지·관리·정비하는 업무를 사실상 독점했고, 2010∼2012년 UAE 브라카 원전 1∼4호기에 1000억원 규모의 용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을 벌인 현대중공업은 국내 원전에 펌프, 변압기 관련 부품과 비상발전기 등을 공급했고, 2011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전력에 같은 설비를 공급했다. 이 업체가 한전에 공급한 설비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은 송 부장이 이들 업체로부터 편의제공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원전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한수원 간부 22명을 구속시킨 울산지검도 대검으로부터 사건을 배당받아 원전비리 수사에 합류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