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신화창조, 15년동안 함께 한 그들의 ‘더 클래식’

신화와 신화창조, 15년동안 함께 한 그들의 ‘더 클래식’

기사승인 2013-08-05 11:17:01

[쿠키 연예] 15년이라는 시간은 굳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빌지 않아도 어마어마한 세월이다. 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는 그 시간동안 한 그룹만 보고 함께 보낸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바로 신화와 ‘신화창조’, 그들의 팬 클럽이었다.

지난 4월 이미 1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던 신화가 8월에 다시 콘서트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은, 솔직히 “4개월이라는 짧은 텀으로 대형 콘서트를 한다고? 표가 다 팔릴까?” 라는 것이었다. 2만 7천석. 어지간한 그룹도 엄두를 내기 힘든 좌석수다. 그러나 ‘신화창조’의 충성심은 견고했다. 5분만에 그 모든 좌석은 매진됐다. 이 쯤 되면 ‘봐준다’는 태도는 접었다. 그들의 ‘그랑 피날레’를 볼 수밖에 없다.

‘비너스’로 신화가 콘서트의 포문을 연 순간 흔들리는 2만 7천개의 주황색 야광봉은 장관이었다. 신화는 그 가운데서 정신없이 뛰어놀았다. 마치 15년 전 열아홉 스무살의 청년으로 돌아간 듯, 진지하게 붉은 뺨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고백하는가 하면, 서슴없이 놀리며 무대 위를 펄펄 날아다녔다.
흔들리지 않는 퍼포먼스와 라이브는 15년차 아이돌 그룹의 관록을 그대로 보여줬다.

신화는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계획하고 고민한 듯 보였다. 콘서트장 내의 한 사람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짜여진 동선은 한 치의 빈틈도 없었다. 콘서트장을 전부 돌아다닐 수 있게 짜여진 무대 길이와 2층까지 깔린 무빙 워크. 콘서트 내내 신화의 시선은 1층 뿐만이 아니라 2층, 3층까지도 구석구석 닿았다. 1층에서 달리다가, 2층에서 손을 잡아 주고, 3층까지 인사를 보냈다. 주황색 물결의 마지막 한 명까지 전부 놓치지 않겠다는 듯한 여섯 명의 배려가 느껴졌다.

중간중간 나오는 신화의 영상도 백미였다. ‘범죄와의 전쟁’을 패러디한 여섯 명의 조직 보스 신화의 모습은 웃음을 터트리게 하기 충분했다. 정신없이 웃던 팬들은 ‘뿌빳뽕커리’ 조직 보스 김동완을 최고의 보스로 꼽았다. 좋아하는 오빠의 망가지는 모습은 이들에게 쇼크가 아닌 당연하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이들의 콘서트가 여타 아이돌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그것이었다. 아이돌이 ‘팬을 위해’ 콘서트를 마련한다는 시선은 신화 콘서트에서는 통용되지 않았다. 신화창조가 깔아준 멍석 위에서 신화는 비로소 ‘신화’가 됐다. 평범한 청년들을 신화로 만들어 준 신화창조는 변함없는 시선으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15년동안 굳건히 쌓아 온 이들의 유대감을 누가 따라올 수 있으랴. “아이돌의 신화를 실시간으로 갱신하고 있는” 신화는, 신화창조 앞에서 비로소 신화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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