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밴드 톡식, “아이돌 그룹? 음악으로 다 ‘죽여버린다’!”

[쿠키 人터뷰] 밴드 톡식, “아이돌 그룹? 음악으로 다 ‘죽여버린다’!”

기사승인 2013-08-26 11:33:01

[인터뷰] 지난 2011년 KBS 서바이벌 오디션 ‘톱밴드’를 통해 세상에 나타났던 밴드 톡식(Toxic)이 새 미니앨범 ‘카운트다운’(Countdown)을 들고 돌아왔다. 첫 앨범 ‘퍼스트 브릿지’(first Bridge)는 말 그대로 그들이 밴드 톡식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딛게 해 주는 다리 같은 앨범이었다. 그렇다면 ‘카운트다운’은 어떨까.

처음과 달라진 것은 아무래도 “컬러가 다채로워졌다는 점”이라고 멤버 김슬옹은 운을 뗐다. 서울 합정동에서 만난 이들은 “음악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무대에 함께 부여해 보는 재미를 신경썼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다른 록 밴드와 차별화할수 있는 부분을 많이 고민했어요.”

보는 재미를 신경썼다고 해서, 이들의 음악이 부족하다는 말은 아니다. 톡식이 직접 작사 작곡한 여섯 곡과 산울림밴드 김창훈에게 선물받은 ‘이상형’까지, 총 일곱 개의 노래가 꽉꽉 담겨 있는 미니앨범은 밴드 톡식의 노력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타이틀 곡 ‘카운트다운’은 다이내믹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곡이다. 인상적인 멜로디와 함께 역동적인 드럼 사운드는 ‘내 삶은 내가 만든다’는 가사에 힘을 실어준다. 과감하다 못해 ‘19금’판정을 받은 뮤직비디오 속 박시현의 아찔한 몸매 또한 관전 포인트. “박시현씨가 정말 멋진 연기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라는 건전하디 건전한 멤버 김정우의 감상에 짖궂게 박시현의 촬영분은 안 봤냐고 물으니 “저만 가서 보고 왔어요! 은혜(?) 받았죠!”라며 슬옹이 너스레를 떤다.

장난도 잠깐, 곧 진지해진 톡식은 “앨범을 제작할 때 모든 것들이 저희 손 안에 있었으면 했어요. 뮤직비디오도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가 나오지 않는 부분까지 체크한 거죠.”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앨범은 기획 첫 단계부터 모두 톡식의 손 안에서 시작해 손 안에서 끝났다. 성황리에 끝난 단독 콘서트도 마찬가지다. “이번 톡식의 앨범 활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계획되어 있던 것들”이라며 디테일함을 어필하는 멤버 슬옹의 눈빛이 장난스럽게 빛났다.

음악방송? “다 죽여 버릴 겁니다!”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하며 밴드 톡식의 활동은 이전보다 더 다채로워졌다. 공중파 음악방송을 비롯해 라디오 어쿠스틱 라이브, 지방 방송까지 쉼 없이 바쁘다. 음악방송 나가는 날은 방송국 견학가는 느낌이란다. 지상파 음악 서바이벌로 데뷔한 톡식 답지 않은 순수함이 묻어나는 대답이다. “저희 인피니트랑 엘리베이터도 같이 탔어요!”라며 신기해하는 멤버 정우와 “전 걸그룹만 기억나요”하는 슬옹은 그야말로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었다.

“사실 음악 방송 가면 많이 위축돼요. 엑소나 인피니트 같은 대형 아이돌 그룹들이 같이 활동하는 시기다 보니 더욱 더. 저희 팬들은 아이돌 그룹에 비해 별로 없으니까.”(슬옹)

“저는 그래서 ‘어차피 여기 있는 사람들 아무도 우리를 모르겠지만 우리 음악으로 다 죽여 버리자’는 느낌으로 공연해요. 그렇게 열심히 녹화 마치고 나면 구경하던 다른 아티스트 분들도 좋아해 주시더라고요.”(정우)

톡식에게 ‘카운트다운’ 활동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라디오에서의 어쿠스틱 공연이다. 이어지는 활동 속에서 톡식이 선택할 수 있는 방송의 폭은 상당히 넓어졌다. 그 중에서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이 즉각 올라오는 라디오 방송은 톡식에게 색다르게 비춰졌다고.

“사실 이전에는 어쿠스틱 공연에 별 매력을 못 느꼈는데, 하다 보니 또 다른 ‘맛’을 발견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방 방송 쪽에서도 많이 시도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정우)

바쁜 스케줄 탓에 상대적으로 클럽 공연이 줄어버렸지만, 그것도 이번 앨범 활동의 묘미다. 클럽 지하에서 만나는 톡식과 음악방송, 록 페스티벌 등지에서 만나는 톡식은 다른 사람들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팔색조같은 매력을 펼치고 있다.

21세기의 ‘봄여름가을겨울’ 되기 위한 준비, 밴드 톡식

인터뷰 내내 이들은 서로 자신의 얘기보다는 다른 멤버의 이야기를 하기 바빴다. 정우는 슬옹을, 슬옹은 정우를 칭찬하며 매력을 어필했다. 2인조 밴드만이 가질 수 있는 돈독함일까. 슬옹이 “(김)정우 형이 가진 작곡에 대한 재능이 나 때문에 묻히는 것 같다”며 “톡식이라는 이름이 아닌 작곡가 김정우로 활동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논하자, 정우는 질세라 “저는 슬옹이가 솔로했으면 좋겠다. 끼가 많은데. 솔로밴드 어떠냐”고 맞받아친다.

“항상 생각하는 건데, (김)정우 형의 비전은 굉장히 넓어요. 그런데 ‘톡식’이라는 틀에 갇혀있다는 느낌 때문에 언제나 미안합니다.”(슬옹)

“슬옹이가 이런 식으로 ‘형의 20대를 나 때문에 날린다’는 이야기를 가끔 하는데, 저는 슬옹이가 매일 드럼친다고 앉아만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굉장히 많은 음악 장르를 듣고 즐기고 작곡하는 아이인데, 제게 안 들려주는 게 흠이지만 정말 좋은 곡들이 많아요.”(정우)

톡식의 비전은 ‘21세기의 봄여름가을겨울’이라고 둘은 입을 모아 말한다. “다양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함께하는 톡식이 되고 싶어요. 오랫동안 진중하게, 한결같이 곁에 남아있는.”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톡식을 기대해도 좋다고 슬옹은 귀띔했다. “밴드라는 형태로 정형화되지 않는 다른 톡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둘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시도해 보고 싶어요. 팬들에게 감히 ‘기대하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톡식의 또다른 변신을 위한 카운트다운은 이제부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사진제공=T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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