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판매 일부 변비약, 사망과 심각한 합병증 유발 할 수 있어

약국 판매 일부 변비약, 사망과 심각한 합병증 유발 할 수 있어

기사승인 2014-02-24 11:32:00

만성변비 의심 시, 전문의와 상담 및 치료 통해 환자 상태에 적합한 치료제 처방 받아야

[쿠키 건강] 현대인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중한 학업, 치열한 업무, 불확실한 미래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와 함께 운동 부족, 서구화된 식습관이 더해져 많은 현대인이 크고 작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그중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만성질환은 바로 변비이다.

잘 알려졌듯이 변비는 배변 횟수가 적은 증상을 말한다.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변비 증상은 식이요법 등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변비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치료가 필요한 만성변비로 분류하게 된다. ▲배변 시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 ▲대변이 딱딱하게 굳는 경우 ▲일주일에 배변 횟수가 3번 미만이면서 ▲배변 시 잔변감을 느끼는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만성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만성변비는 환자마다 유병 기간, 장운동 기능의 둔화 정도가 다르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잘못된 민간요법에 의지하거나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을 복용해 일회적 증상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구입한 변비약이 어떤 원리로 배변을 유도하는지 모르는 채 무분별하게 복용해 더 큰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면, 무작정 치료제부터 복용하기보다는 자신의 증상에 맞는 치료제가 무엇인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화장실만 가면 OK? 증상 바로 알고 복용해야 부작용 줄일 수 있어

변비약은 크게 팽창성 하제, 삼투성 하제, 자극성 하제로 나뉜다.
팽창성 하제는 변의 부피를 부풀려 배변을 돕는 약제다. 변비약에 포함된 식이섬유로 인해 변의 부피가 커지면 장벽에 자극을 주고 원활한 배변 활동을 유도한다. 초기 변비 환자에게 적합하나 복용 시, 복부 팽만감과 잦은 가스 등의 불편함이 나타날 수 있다.

삼투성 하제는 대장 내의 수분함량을 높인 후, 변을 묽게 만들어 배변 활동이 쉽도록 만든다. 팽창성 하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의 경우, 삼투성 하제 복용이 추천된다. 단, 대장이 협착 또는 폐쇄된 환자의 경우 대장 폐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극성 하제이다. 자극성 하제는 작용기전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복용 시, 위나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대장으로 바로 전달되어 대장 근육신경총을 직접 자극해 배변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약 후,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대장 내 수분과 전해질의 손실, 장 무력증 등을 유발하므로 반드시 단기간 복용해야 한다.

◇심한 만성변비 전문의 치료 필요, 장의 운동 기본적으로 개선하는 새로운 치료제 주목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변비약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일회적 증상 개선에 그치며 만성변비의 근본적인 치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만성변비에 접근한 치료제가 등장했다. 바로 세로토닌 4형 (5-HT4 receptor) 수용체 작동체다.

새롭게 등장한 이 작동체는 장운동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세로토닌 4형(5-HT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장의 수축, 이완 운동을 촉진시켜 배변 활동을 유도한다. 가장 대표적인 약제로 레졸로(성분명 프루칼로프라이드)를 들 수 있다.

레졸로는 장의 운동기능을 개선해 근본적으로 만성변비를 치료한다. 다수의 임상연구 결과, 자발적 장 운동의 빈도 증가, 잔변감 없는 배변 등 여러 부분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특히,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만성변비 치료제다.

이태희 순천향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심각한 만성변비는 장폐색, 대장암 등 위험한 2차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만성변비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올바른 진단과 자신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며 “특히, 미국 식약청(FDA)에서 일부 변비약으로 인한 사망 및 심각한 합병증에 대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내의 많은 약국에서 이 계통의 약이 시판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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