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 맞으세요?”… 설득력 잃은 ‘세결여’에 실망한 시청자들

“김수현 작가 맞으세요?”… 설득력 잃은 ‘세결여’에 실망한 시청자들

기사승인 2014-03-24 16:17:01

[쿠키 연예] 뒷심을 발휘하는가 싶던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연출 손정현·극본 김수현·이하 ‘세결여’)가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이름만으로 충분한’ 김수현(본명 김순옥·71) 작가 작품. 화제성 있는 주연배우 이지아(본명 김지아·36)와 김수현 사단의 총출동. ‘세결여’는 높은 기대감 속에 출발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시청률 부진. 10% 초중반대에 머무는 시청률로 방영 내내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역시 김수현”이라는 말들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배우 손여은(31)이 연기하는 채린 역이 살아나며 시청자들 시선을 사로잡은 것.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입체적인 캐릭터 채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주인공 은수(이지아)보다도 채린 등장 분량 때문에 드라마 ‘본방 사수’한다는 시청자들까지 생겨날 정도였고, 시청률 역시 반등했다.

그러나 23일 38회 방송 후 시청자들의 원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방송에서는 채린의 슬기(김지영) 폭행 사실을 알게 된 후 이혼을 결심한 태원(송창의)이 이를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유는 채린이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

불과 몇 분전까지만 해도 ‘이혼’에 단호한 의지를 보인 태원. 아버지를 향한 두려움에 떠는 채린을 보고는 갑자기 자신이 지켜줄테니 안심하라며 토닥였다. 가족에게 달라진 자신의 뜻을 알리자 어머니(김용림)와 누나(김정난) 태도도 180도 변했다. ‘또라이’라며 내쫓고 싶어 하던 채린을 다시 살뜰히 챙겼다. 태원 집안 식구들에게 날부터 세우고 보던 채린도 순식간에 다시 ‘천사표’ 날개를 달았다.

방송 후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대다수 시청자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전개”라고 입을 모으며 “김수현 작가가 맞으시냐”고 의아해했다. ‘일관성 없는 캐릭터, 설득력·개연성 잃은 전개, 산으로 가는 이야기….’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폭력 가정에서 자랐다는 게 타인에 대한 폭력, 더구나 아동 학대의 면죄부가 될 수 있느냐” “이런 식으로 마무리를 짓고자 했다면 채린 캐릭터를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몰고 가서는 안됐었다”는 지적들이 눈에 띄었다.

종영까지 남은 건 이제 단 두 회. 그러나 아직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은 이들의 의견도 있다.

“태원이 너무 우유부단하다는 얘기가 많은데 그게 원래 그의 성격이다. 그래서 더욱 채린에게 책임감을 크게 느낀 측면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현실적인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매 순간 이성적이고 옳은 선택으로만 살아가지 않듯이 순간의 감정에 따른 태원의 행동도 이해가 간다”면서 드라마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