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요양병원, 화상환자 없다… 희생자 전원 질식사”

“장성 요양병원, 화상환자 없다… 희생자 전원 질식사”

기사승인 2014-05-28 11:27:00

[쿠키 사회] 최소 21명으로 집계된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전원이 질식에 의해 사망했다. 문제는 내부에 응집돼있던 유독가스였다.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공무원 조하원 계장과 경민대 소방학과 이용재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조 계장은 화재 발생부터 진압까지 일련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화재 발생 후 바로 신고가 들어왔고 현장에 4분만에 도착했다”며 “초기진압은 2분 안에 완료됐다”고 밝혔다. 불길은 크지 않았지만 요양병원 특성상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조 계장은 “인명피해가 컸던 원인은 환자 대부분이 고령에 거동이 불편하고 자력 대피가 곤란한 분들이었고, 다들 잠든 심야시간대였다는 점”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안 쓰는 침구류와 매트리스 등을 쌓아놓은 창고로 쓰는 병실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화재 진압은 빨랐으나 유독가스는 계속 분출됐다. 병원구조상 연기가 잘 빠지지 않아 해당 층 안에 다량의 연기가 체류된 상태였다. 결국 희생자 전원이 질식사했다. 조 계장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화상환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 교수 역시 요양병원 특성상 연기배출이 안 되는 구조로 돼 있었다는 점을 우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창문이 있다하더라도 노인시설의 경우 추락사 등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잠금장치를 설치한 경우가 많다”면서 “방범창살 등도 있어 본질적으로 대피도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층을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가 단 한 명이었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이 교수는 “서너 명 정도 추가 인력이 있었어도 거동이 힘든 환자 30여명을 대피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빠른 사고 통보와 대피, 그리고 환기시설 구비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노인 관련 시설들에 이런 부분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건축할 때부터) 내장재까지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사진=YTN 뉴스 화면 캡처.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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