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엄마 잡으러 금수원 들어가 ‘쿨쿨’ 낮잠… 檢 “죄송스럽게 생각”

두 엄마 잡으러 금수원 들어가 ‘쿨쿨’ 낮잠… 檢 “죄송스럽게 생각”

기사승인 2014-06-12 18:10:55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일명 ‘두 엄마’를 체포하기 위해 금수원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 수사관들이 단체로 낮잠을 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공식 사과했다.

12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 검사)은 “전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맡은 임무를 마치고 새 임무를 받기 위해 일시 대기 중이던 검찰 수사관 몇 명이 대강당 한 켠에서 잠시 잠을 잤다”며 “경위 여하를 떠나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신으로,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수사관들은 연일 철야와 잠복근무를 해왔는데, 해남에서 복귀하자마자 오늘 수색 임무에 투입됐다”며 “그렇더라도 엄중한 압수수색 업무에서 근무기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어떠한 질책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도중 대강당 안에서 낮잠 자는 모습을 찍은 사진 3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에는 수사관 10여명이 너른 강당 바닥에 얇은 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에 눕거나 앉아 쉬는 모습이 담겼다.

한 신도는 “법집행을 위해 시설을 개방하고 대치를 푸는 등 협조했는데 종교시설을 이렇게 모욕해도 되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경찰 한 관계자도 “경찰은 땡볕에 몇 시간씩 서서 근무했는데 그 사이 검찰 수사관들은 언론이나 신도들 눈을 피해 낮잠을 잤다”고 비판했다.

당시 경찰 기동대 수백명은 검찰의 압수수색 지원을 위해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대강당 밖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검·경이 건물 내 상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아 취재진도 대강당 밖에서만 대기했다. 신도들 역시 대강당에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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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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