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발린 소리. 차라리 내가 총리” 위안부 할머니 문창극에 분노

“입 발린 소리. 차라리 내가 총리” 위안부 할머니 문창극에 분노

기사승인 2014-06-16 11:30:55

과거 일본군위안부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자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직접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상처받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어루만지진 못했다.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 후보자를 향한 분노를 전했다. 이 할머니는 “친일파의 근성을 드러낸 사람을 어떻게 총리를 시키느냐”며 “나는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런 말을 지껄여놓고 사과를 해도 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15일 위안부 발언 논란에 대해 “본의와 다르게 상처 받은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2005년 3월 중앙일보에 쓴 칼럼과 지난 4월 서울대 강의에서 “우리 힘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감쌀 수 있어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한 사과였다. 그는 이어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진실한 사과가 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에 치우친 것 같은 협상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입에 발린 소리 하지도 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할머니는 “그 사람이 진정으로 그런 생각이 있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겉과 속이 다른 그런 사람이 총리가 되는 것은 결사반대다. 총리 할 사람이 그렇게 없으면 내가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총리 임명반대 입장이 현재 살아남아있는 위안부 할머니 50여명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밤낮으로, 혼자라도 가서 제 목숨 다하도록 반대할 것”이라며 “그 사람은 총리 자격이 없다. 난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인터뷰 중 이런 말을 남겼다.

“제가 15살에 끌려가서 여태까지 팔십일곱입니다. 제가 20년 넘게 일본으로, 미국으로 다니는 이유는 오로지 (일본의) 사과입니다.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인 배상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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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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