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인선 원장 “부도덕한 일부 요양병원…‘작업’을 통해 재활환자 유치”

[인터뷰] 박인선 원장 “부도덕한 일부 요양병원…‘작업’을 통해 재활환자 유치”

기사승인 2014-07-29 09:59:55

부산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 박인선 원장 “요양병원 전전하는 재활환자 안타까워…불필요한 재활치료 늘고 장애 고착화되는 환경”

“큰 병원에서는 재활치료를 오래 하지 않죠. 길어야 3주죠.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진료비 삭감이 되니까 치료가 다 되었다는 식으로 환자를 퇴원시킵니다. 문제는 그렇게 퇴원한 환자는 집으로 돌아가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다는 거에요. 최소한의 재활치료만 받았으니깐요. 그렇게 환자는 쫓겨나듯 큰 병원서 나와 지역의 재활병원을 전전하게 됩니다.”

지난 4월 국회서 바람직한 재활의료체계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 박인선 원장(사진)은 ‘재활의료의 현실과 문제점’을 주제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재활의료 체계를 침몰하는 타이타닉호로 비유한 박 원장은 이날 이후 일부 병원의 원망을 사야했다. 박인선 원장을 직접 만나 남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 원장은 “참된 재활의학과 의사라면 돈이 된다고 환자를 마냥 붙잡고 있을 것이 아니라 환자가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가운데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률 1위,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 말은 외상으로 인한 신체적 손상, 즉 장애를 입게 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특히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 젊은 인구비율이 높다는 보고는 오랜 기간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인생이 많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박 원장은 “재활치료의 몰락은 개인적인 불행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며 “올바른 재활치료를 통해 직업전선으로 돌아가는 청장년층이 많아져야 한다. 적절한 재활치료로 사회에 복귀시킬 수 있는 의료체계를 정비하는 일에 국가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또 “재활치료의 기본적인 목표는 질병 때문에 해당 가계의 사회계층이 하락하거나 더욱 빈곤해지는 현상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재활’을 표방한 일부 부도덕한 요양병원에서 치료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형식적인 서비스에 그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대형병원서 퇴원한 재활 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에 2차 병원 불투명한 개입도 있다는 한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환자가 2차 병원을 선택할 때 일부 요양병원과 재활병원에서 ‘영업’이 들어간다. 몇 % 할인해준다는 식으로 접근한다. 직접적인 접근일 수도 있고 간병인 혹은 3차병원 의료진 추천을 통해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에게 전달되는 의료정보가 순수하지 못한 ‘작업’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박인선 원장은 국내 재활의료체계 문제의 해답을 공공의료에서 찾는다. 박 원장은 “재활의료는 국가 또는 사회 등 공적 영역에 맡기는 것이 맞다. 재활은 돈 없는 사람에게 필요한 치료다. 돈이 많은 사모님이나 회장님들은 다리가 성치 않아 운전을 할 수 없을 때 운전기사를 고용하면 되고 가정도우미를 고용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사고의 위험이 높고 재활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활동이 중단됨으로써 생활을 영위해나가지 못한다. 이중의 고통을 짊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재활치료가 필요한 저소득층 환자가 이중의 고통을 짊어지지 않도록 재활의료를 공공 의료의 한 영역으로 편입시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재활치료가 지역사회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 모두의 건강과 직결되므로 전 분야의 힘을 모아 고민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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