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응급실 찾은 9살 여아 사망, 환자 측 “미숙한 시술이 낳은 명백한 의료사고”

세브란스병원 응급실 찾은 9살 여아 사망, 환자 측 “미숙한 시술이 낳은 명백한 의료사고”

기사승인 2014-08-21 16:08:55

보호자 측 “이 병원이 아니었다면 내 딸은 살았을 것”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코피가 멈추지 않아 응급실을 찾은 9살 전예강 양이 요추천자 검사 도중 의식을 잃고 결국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가족들은 예강이의 죽음이 의료진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며 사고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21일 오전 10시 반 연세암병원 앞에서 열었다.

이날 예강이의 보호자는 “적혈구와 혈소판의 수치가 정상인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응급상황이었지만 빠른 수혈이 이뤄지지 않았고 레지던트 1년차가 요추천자 시술을 다섯 회나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무리한 시술과 감염에 의한 쇼크로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아이가 상태가 극도로 안 좋았지만 4시간여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보호자 측은 “응급실을 찾은 지 세시간이 지났을 무렵, 지나가던 여의사가 예강이의 상태가 심각해지는 것을 느끼고 간호사에게 수혈을 했느냐 묻고 나서야 수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보호자 측은 또 다섯 회나 실패한 요추천차 시술이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예강이의 어머니는 “레지던트 1년차가 요추천차 시술을 시작하자 예강이가 비명에 가까운 울부짖음을 짖었다. 3차 시도에도 실패하자 또 다른 레지던트1년차가 와서 두 차례를 더 실시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처음부터 요추천자 시술자리를 잘 찾지 못하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함께 참석한 이인재 변호사는 “미숙련된 전공의의 거듭되는 시술이나 검사 실패로 환자의 고통이 가중되는 경우 전문의나 숙련된 의료인으로 교체하는 것이 당연하다. 왜 두세번 실패한
요추천차 검사를 동일인물 또는 동일한 수준의 의료진이 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 측은 이에 대해 절차에 따라 의료행위를 했다고 해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증상의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피가 부족한 것을 보고 뇌의 출혈을 의심해 CT촬영을 했고,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 다음 가장 가능성이 큰 뇌수막염을 의심해 요추천자 검사를 실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호자 측은 현재 예강이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건 개요부터 의무기록, CCTV 등 일체의 자료를 ‘난예강이’ 홈페이지(http://www.iamyekang.com)에 올려놓았다. 전국의 양심적인 의료인의 객관적인 감정의견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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