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영으로 본 기획사 VS 아이돌, 역사는 왜 되풀이되나... 원인은 수입 불만?

문준영으로 본 기획사 VS 아이돌, 역사는 왜 되풀이되나... 원인은 수입 불만?

기사승인 2014-09-22 17:03:55

지난 21일 가요계에서 ‘역대급’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리더 문준영이 SNS에 자신의 소속사를 비판한 것이죠.

비판의 내용은 다양했습니다. 수익정산에 대한 불만과 소속사인 스타제국의 신주학 사장에 대한 불신, 그리고 프로그램을 녹화하다 부상을 입은 자신에 대한 방송국 측의 불성실한 대처 등이었죠.

22일 오전 문준영은 “소속사와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전했지만 너무 빠른 합의와 합의내용 비공개 등으로 아직도 온라인이 떠들썩합니다.

소속사와 소속 아이돌의 마찰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멤버가 SNS로 직접적인 내부 고발을 시도한 것은 처음입니다. 문준영의 말에 의하면 소속사와 제국의 아이들은 여태까지 수익 배분을 회사 7, 가수 3으로 했다고 합니다. 1000만원짜리 행사를 소화하면 멤버 9명이 300만원을 9명이 나눠 갖는 식이죠. 그러나 22일 시점으로 제국의 아이들과 회사의 수익배분은 회사 3, 가수 7로 역전됐다고 하네요. “제국의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스타제국이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는 것이 소속사의 전언입니다. 문준영도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사태가 종료됐음을 알렸죠.

이렇게 사태가 빨리 수습된 것은 소속사와 아이돌이 심하게 마찰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오래 보여서 좋을 것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문제의 근본원인이었던 정산 및 수익배분이 해결됐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결국은 돈 문제였던 셈이죠. 과거에도 비슷한 예는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JYJ, 슈퍼주니어에서 탈퇴한 중국 멤버 한경, 수익 배분 문제 때문에 소속사를 옮긴 그룹 블락비와 엑소 크리스 등이 그렇습니다.

연예인들은 수익이 없으면 수당도 없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합니다. 수익 없는 연예인의 생활을 위한 어떤 안전장치도 없는 셈이죠. 문준영도 이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입니다. 문준영은 데뷔 전에도 방송출연 등으로 상당한 호감을 쌓아온 데다 데뷔 후에도 제국의 아이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멤버였지만, KBS2 ‘출발 드림팀’에서 당한 부상으로 2년 넘게 활동을 하지 못하며 수익 배분에서 불이익을 받게 됐다는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가요계 관계자는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연예인 표준계약서가 있지만 이 계약이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데뷔가 간절한 연예인 지망생들은 계약이 불리해도 울분을 삼키며 일단 계약하기 일쑤”라고 밝혔죠. 수년간 바쁜 일정에 시달리면서도 피곤함 외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어떤 그룹이건 복수의 사람이 모이다 보니 문제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 문제들은 대부분 소속사와 가수 간의 원만한 합의로 해결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뿐입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연예인 표준계약서에도 수익 배분율은 “갑과 을이 상의해 정한다”는 모호한 문구만 쓰여있을 뿐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모든 계약과 연예인의 활동을 제작자의 양심에 맡기기보다는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보완되면 좋겠습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