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활동 기로에 서다… 신비주의 걷히고 남은 것은 40대 음악인

서태지, 활동 기로에 서다… 신비주의 걷히고 남은 것은 40대 음악인

기사승인 2014-10-20 19:58:55

가수 서태지가 5년 만에 돌아와 정규 9집 앨범을 발매했다. 그러나 성적은 저조하다.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은 16일 음원발매 하루 만에 음원차트 1위 자리를 개코의 ‘화장 지웠어’에 내줬고, 20일 발매된 정규 9집 앨범은 함께 발매된 까마득한 후배 그룹 비스트의 ‘12시30분’에 밀렸다.

서태지의 정규 9집 앨범 행보는 여느 때와는 달랐다. 그야말로 남들이 하는 건 다 했다. 앨범 발매 전 음원 선공개, 예능 프로그램 출연, 아이유 마케팅까지. 과거 신비주의를 고수한 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할 수 있는 건 전부 동원해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서태지’라는 이름 석자 뿐, 그의 음악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21일 발매되는 에픽하이의 새 앨범에도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태지라는 이름은 과거 끊임없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관심에 비해 내보이는 것이 적었다. 그의 사생활은 비밀이었고, 캐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고 나오는 음악은 혁신이었고 새로운 세대의 열광을 받았다. 곳곳에서 그런 서태지를 싫어하는 안티 팬들과 열혈 팬들이 싸움을 벌이며 사람들의 관심을 촉발했다. 흥행 요소는 다 가지고 있던 셈이다.

그러나 더 이상 서태지는 신비의 대상이 아니다. 은퇴 이후 행보,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과 득녀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까발려진 후 남은 것은 평범한 40대의 음악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중은 그가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모든 관심을 껐다. 팬들조차 떨떠름해했다. 안티 팬들은 득세했지만 맞서 싸울 팬들이 사라지며 싸움조차 멎었다.

모든 세일즈 포인트가 사라진 지금, 서태지는 정규 9집 앨범을 발표했다. 어찌 보면 7집에서 서태지가 그리도 부르짖었던 ‘제로’로 돌아간 셈이다.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라는 정규 9집 앨범은 대중적인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제로의 영역에서, 서태지는 드디어 음악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평범한 음악인이 됐다. 정규 9집 활동이 이후 서태지의 입지를 양분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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