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미녀의 탄생’에서는 고도비만 여성 주부가 남편에게 버림을 받고, 전신성형으로 아름다운 미모를 갖춰 다시 남편에게 나타나 그를 유혹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드라마 첫 회에서는 살이 찐 여자 주인공이 버스를 탈 때에나, 길을 지나갈 때에도 남자들의 혐오스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고도비만인들, 특히 고도비만 여성에 대한 ‘차별’의 시선은 당연시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요즘은 마른 몸매를 갖기 위한 여성들이 의학적으로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수술을 시도하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는 고도비만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위밴드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여성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위밴드수술은 아무나 받을 수 없는 수술입니다.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전되고, 고도비만수술이 보편화됐다고 이 수술은 상당히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문의들은 “위밴드수술을 했다고 해도 평생 식생활 등을 관리하지 않으면 우리 몸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당부합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고도비만은 정확히 무엇이며, 이러한 고도비만 환자들을 위한 수술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에 따르면 현재 비만 정도를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체질량 지수(신체비만지수, body mass index)입니다. 이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분류하게 됩니다.
이를 근거로 현재 임상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수술의 적절한 대상은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체질량 지수 35㎏/㎡ 이상인 경우, 두 번째는 체질량 지수가 30~35㎏/㎡ 사이이면서 당뇨 혹은 비만 관련 질환 2가지 이상인 경우, 세 번째는 비만관련 대표적 질환으로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수면장애, 관절질환, 생리 장애(불임), 천식 등입니다.
인구의 60%이상이 중등도 비만인 미국의 경우 고도비만 수술이 당장 절실한 경우는 전체 인구의 6%내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도비만 인구가 4%내외이지만 체질량 지수가 40kg/m2을 넘어 심각한 상태에 있는 인구가 1%에 다다른다고 합니다. 성인만 기준으로 잡아도 300만 내외의 국민이 심각한 고도비만 상태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비만대사수술은 위밴드 수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위밴드수술은 식도와 위가 이어지는 부위에 위밴드라고 불리는 장치를 채워 위장의 음식이 덜 내려가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 수술은 개복해서 위를 직접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외과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어 많은 고도비만 환자들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위밴드수술을 할 시에 개복수술 대신에 복강경 수술을 주로 시행한다. 복강경수술은 복부에 0.5∼1.5cm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고, 그 안으로 각종 기구를 넣어 시행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다만 이 때 수술 과정에서 외부에서 복부 안으로 수술기구가 들어가면 장을 감싸는 복막을 건드릴 위험이 있어 부작용 위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에 의한 신중한 수술이 결정됩니다.
위소매절제술은 위의 불룩하게 나온 부분을 아래 위로 길게 절제해 위를 원통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 수술은 위 크기가 거의 10분의 1로 줄게 만들어 음식섭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이상권 가톨릭 대전성모병원 비만클리닉 이상권 교수는 “단순히 체중 감소뿐만 아니라 절제되는 부위에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생산하는 세포군도 제거되기 때문에 식욕감퇴도 유도하고 수술 후 비만과 동반된 당뇨나 고혈압 등 다른 질환의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역시 복강경으로 시행되는 수술입니다.
위우회술은 위를 상부 조금만 남기고 나머지 위를 분리시켜 놓고 소장을 작은 위와 연결하여 음식이 대부분의 위와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게 하는 방법으로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동시에 음식의 흡수도 제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수술로 인해 인크레틴이라는 대사관련 호르몬 의 변화가 일어나 발생하는 현상으로 설명되고 있는데, 수술 후 수일 만에 당뇨병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 역시 복강경으로 시행되는 수술입니다.
이들 수술을 받게 되면 한끼 먹는 양이 밥과 반찬 모두 합쳐도 종이컵 하나를 넘지 못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초과된 체중의 45%에서 80%까지의 체중감량을 이룰 수 있습니다.
비만수술은 체중감량을 이룰 뿐 아니라 건강을 되찾도록 해줍니다. 하지만 이들 수술을 받으면 음식 조절이 이전보다 쉽게 된다는 것이지 수술 자체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하고 안 좋은 생활습관도 교정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재차 강조합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