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을 지나치게 부추긴다”
최근 한국여성민우회는 TV를 통해 방영되는 메이크오버 프로그램들이 성형 전후 여성의 삶의 긍정적인 면만을 지나치게 왜곡해 보여준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서는 크고 작은 부작용이 발생한 출연자는 방송에서 다뤄지지 조차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노안 꽃거지녀’, ‘모태 거구녀’ 등 출연자의 외모를 폄하하는 부정적인 표현이 많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긍정적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한 성형외과가 지난 9월 한달간 홈페이지 방문자를 대상으로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3%가 긍정적 혹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외모로 차별받는 사람을 도와줘서’라는 의견이 66.7%로 가장 많았다. ‘드라마틱한 변화가 재밌어서’, ‘성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라는 이유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참가자들의 애절한 사연이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남편에게 버림 받은 아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주걱턱녀 등 외모로 차별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성형수술로 인생을 반전시키는 모습이 각종 논란과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준 것이죠.
성형수술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죠. 외모로 차별받는 시대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기도 하는데요. 성형은 단순한 미용 목적뿐 아니라 부정교합이나 안검하수, 안면비대칭 등 일상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치료 목적의 기능도 합니다. 물론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등 외모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제공한다는 점 또한 성형수술의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이 가장 큰 지적을 받는 부분 중 하나는 과도한 수술 시행에 대한 부분입니다. 부정교합인 여성에게 눈이나 코성형을 하거나 가슴비대칭인 여성에게 안면윤곽 수술을 하는 식으로 불필요한 수술을 시행해 극적인 외모개선효과를 꾀한다는 이유에서죠. 이 밖에도 대부분의 메이크오버쇼가 수술 후 회복과정의 어려움은 보여주지 않고 성형의 정당성을 위해 참가자들의 사연만 부각한다는 점, 유명 성형외과가 노골적으로 홍보된다는 점 등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박양수 성형외과 전문의는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에서 단순히 성형수술로 인생이 역전되는 이야기만 담을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알지 못했던 성형수술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고 성형수술에 대한 건강한 인식 확립이 목적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성형수술로 인생이 과연 역전이 될까요. 실제 기자가 만난 성형 수술을 한 여성의 상당수는 “행복해질 줄 알았지만 오히려 더 불행한 경우도 많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톱여배우들이 우울증 등을 겪는다는 것만 봐도 이 논리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외면이 아무리 아름다워진다고 해도, 내면과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생이 불행할 수 밖에 없겠죠. 예뻐진다고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 기억하세요.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