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수술실 생일파티, 의사들도 이해 안 돼?

[쿡기자의 건강톡톡] 수술실 생일파티, 의사들도 이해 안 돼?

기사승인 2014-12-30 12:02:55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수술실에서 생일파티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진 속 주인공 넘어 보이는 수술대 위에는 마취로 잠들어있는 환자도 보입니다. 마취로 늘어진 환자의 팔이 보는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는데요.

이번 수술실 생일파티 논란은 일반인에게 큰 경악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의료인들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봤을까요.

레지던트 3년차 오씨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소독비누와 솔로 10분간 열심히 손을 닦는다. 어설프게 씻으면 훈계받기 일쑤다. 세균감염을 막기 위한 행동이다. 그런데, 수술실서 케이크에 초를 꼽고 생일파티를 벌였다는 것은 같은 의사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문제를 벌인 간호조무사보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의사가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다른 레지던트 2년차 박씨는 “수술실 분위기는 극도로 엄하다. 한 치의 실수도 발생해서는 안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진 속 모습을 보아 하루아침에 벌어진 게 아니다. 의사로서의 윤리의식을 잃은 채 병원감염의 위험성을 간과한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대형병원의 외과의는 “수술 전인지 수술 후 인지 사진만 보고는 알 수 없지만 수술용 모자도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다. 수술실 전용 모자와 마스크는 수술실서 나와서 벗어야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부위가 작더라도 수술실 의상도 갖춰 입지 않고 멸균되지 않은 외부물질을 들이는 것은 차가 역주행하는 일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 마취과 의사는 “아마 부분마취가 아니라 전신마취로 보여 진다. 부분마취를 했더라면 환자를 의식해 저런 행동을 벌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외과의사는 이번 일에 대해 의료인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일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외과의는 “큰 병원에서는 수술실 관리 위원회나 감염대책위원회가 존재한다. 큰 병원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원칙이 무너진 행동을 드러났을 때 이를 엄하게 바로잡으려는 노력들이 의료계내에서 이뤄져야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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