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수술실 파티가 웬 말…감염관리 또 다른 병원에선?

[쿡기자의 건강톡톡] 수술실 파티가 웬 말…감염관리 또 다른 병원에선?

기사승인 2014-12-31 07:25:55

수술실은 병원 내 그 어떠한 곳보다 공간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한 곳입니다. 환자의 혈액이나 절개부위를 통해 이차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인데요. 소독과 멸균이 엄격하게 이뤄져야할 수술실에서 생일파티가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강남의 모 성형외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형병원 종사자들은 ‘큰 병원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형병원에서는 수술실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간 설계부터 의료진 교육까지 엄격하다는 것인데요.

한 대형병원 교수는 “병원에서는 감염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주기적으로 회의를 연다. 어떤 병원이든 감염관리위원회에는 수술실장이 포함돼있다. 수술실이 병원 내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무균 수술방이 존재하는 것도 수술 중 감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수술에 임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은 몸과 수술복을 소독한 후 수술실에 들어올 수 있다. 또 수술실에는 꼭 필요한 물품과 기구만 둬야하며 멸균소독기를 통해 멸균상태를 유지해야한다. 그러나 문제의 케이크가 멸균됐을 리 없을뿐더러 만약 케이크를 수술실에서 먹었다면 더 큰 문제가 된다. 입으로 들어간 케이크 파편이 침과 함께 공기 중에 분사되고 결과적으로 공기를 통한 세균감염 위험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술실이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는 까닭은 감염관리와도 관계가 깊습니다. 수술실에 설치된 압력장치는 내부 기압을 바깥보다 높게 설정해 바깥공기가 수술실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주는데요. 또 필터를 통해 공기 중 먼지입자의 수를 세고 깨끗한 공기로 바꿔줍니다.

한 대형병원 교수는 “수술에 필요한 물품과 기구가 무균존에서 꺼내지고 수술방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출입구 조차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번 수술실 생일파티 논란은 감염의 위험성 외에도 마취된 환자를 방치했다는 비난도 적지 않습니다. 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근만 교수는 “수술 중 마취는 비행기의 이착륙과 비슷하다”며 “비행기 안전사고는 대개 이착륙 때 벌어진다. 수술할 환자에게 마취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호흡감염의 전파를 막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 또 수술환자가 마취에서 깨어나는 과정에도 환자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돌아오는지 지속적으로 살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수술실 생일파티 논란은 복지부에서 발 빠른 자정 움직임을 보여야 의료계 전반으로 불어닥친 후폭풍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l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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