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씨의 모친 이시도 준코(78)씨는 “아들은 전쟁 없는 세상을 꿈꿨다”고 말했다.
이시도 씨는 참수 소식이 전해진 1일 오전 취재진과 만나 “나는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으며, 어떤 말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같은 슬픔이 증오의 사슬을 만드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고토 씨가 “전쟁 없는 세상을 꿈꿨으며 분쟁과 가난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했다”며 “아들의 이같은 신념이 전세계 사람들에게 전달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토 씨의 형인 고토 준이치(55) 씨는 “매우 안타깝다”면서 동생의 석방을 위해 노력한 일본 정부에 감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AFP·AP와 NHK 등 외신들은 IS가 이날 오전 5시쯤 고토 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살해되는 영상을 올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동영상 왼쪽 상단에는 IS 홍보 부서가 성명을 발표할 때 쓰는 로고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서 고토는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무릎을 꿇고 있으며 그 옆에는 복면을 한 채 칼을 든 남성이 서 있다. 앞서 인질 참수 영상에 등장했던 ‘지하드 존’과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너희는 이슬람 칼리파 국가의 권위와 힘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일본 총리를 향해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동참하는 부주의한 결정 때문에 이 칼은 겐지 뿐만 아니라 너희 국민을 계속 겨냥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의 악몽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영상의 진위 파악에 나섰다. IS는 지난달 20일 고토 씨 등 2명의 일본인 인질 영상을 공개하면 72시간 안에 2억 달러를 주지 않으면 이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