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휴가 가려면 생리대 사진 인증해야”… ‘KBS 일베 기자’ 논란 확산

“생리휴가 가려면 생리대 사진 인증해야”… ‘KBS 일베 기자’ 논란 확산

기사승인 2015-02-13 14:02: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생리휴가는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직장 여자상사 또는 생리휴가감사위원회(가칭)에 제출하고 사진자료를 남기면 된다.”

“여자들은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연음란 아니냐.”

“좀 웃기지 않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사태 폭동이라 부르면 왜 유독 광주사람들이 화를 낸다는 거임?ㅋㅋ”

“나라 망한다 걱정하는 좌음(포털사이트 다음을 가리키는 일베 용어) 댓글러들 꼬라지 봐라… 이미 기사 내용은 관심 밖이고 파블로프의 개 마냥 짖고 있다.”

“한국형 진보는 사회적 기생충들이 분명하다. 열심히 일한 자들로부터 빨아먹는 데만 관심 있으니 박멸 대상이다.”

공영방송 KBS에 ‘일베 기자’가 산다?

미디어오늘이 13일 “KBS 내부에서 ‘A기자가 2013년 초부터 2014년 여름까지 일베 등에 6870여개의 글을 올렸고 대부분의 글이 음담패설과 여성비하, 광주 비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게시물과 댓글이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일베에서 일부 회원들이 자신을 KBS 보도국 기자, MBC PD라고 소개하며 기자 수첩, 명함 등까지 제시해 ‘인증 대란’이 벌어진 지 7개월 만이다. 현재 해당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최근 KBS 기자들이 활동하는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의 익명게시판에 “여직원들이 생리휴가를 가려면 생리를 인증하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이후 이를 수상히 여긴 KBS 기자들이 직접 구글링을 통해 이 글을 남긴 A씨가 누구인지 찾아냈고, 그가 일베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KBS 기자들은 A기자가 일베 게시판에 남긴 글들을 추적했다. 그 결과 A씨는 일베에 “생리휴가는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직장 여자상사 또는 생리휴가감사위원회(가칭)에 제출하고 사진자료를 남기면 된다”는 글을 남긴 적이 있었다.. KBS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렸던 내용과 유사하다.

A씨는 “사내 게시판 달력에 (여자들은) 생리휴가 쓰는 날짜에 이름과 얼굴을 1년 내내 게시해야 한다”는 댓글에 “그거 좋네”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또 A씨는 일베 게시판에 “여자들은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연음란 아니냐” “밖에서 몸 까고 다니는 X이면 모텔 가서 함 하자 하면 X XX 같은데” 등의 글을 적었다.

왜곡된 역사인식을 드러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일베 게시판에 ‘근데 광주시민이 분노할 건 뭐노?’라는 제목의 글을 쓴 후 광주시민들이 종합편성채널의 5?18 왜곡보도를 두고 분노하고 있다는 기사를 캡처해 첨부했다.

그러면서 “좀 웃기지 않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사태 폭동이라 부르면 왜 유독 광주사람들이 화를 낸다는 거임? 이권 짤릴까바?”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미디어오늘은 “A씨가 남긴 또 다른 글은 기사에 차마 담을 수 없는 여성에 대한 혐오적인 성적 묘사가 있었다”며 “KBS내부에선 A씨를 둘러싸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KBS의 한 기자는 이 매체에 “생리휴가 댓글 만으로도 여성들은 큰 모욕감을 느꼈다”며 “이 사람이 A기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도국은 큰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KBS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미디어오늘에 “A씨가 사내 분위기를 눈치 채고 자신의 게시물을 LTE급으로 지우고 있다”고 밝혔다.

KBS의 또 다른 기자는 “A기자가 쓴 글은 사상의 자유라는 측면이 아니라 타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봐야 한다”며 “이런 일종의 증오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당연히 기자의 자격이 없다. 공영방송 KBS 기자는 더욱 더 되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정말 일베충은 어디에나 있는듯” “인증할 땐 언제고 숨어서 글 지우고 있어” “동료 기자들이 다 알았으니 직장 생활 다했네요” “MBC에 이어 KBS에도 일베충이… 세상이 어찌되려고” 등의 댓글을 달았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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