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비트코인’으로 사들인 정보를 가지고 신용카드를 위조해 수억여원을 부정사용한 고등학생 등 신용카드 위조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신용카드를 위조하고 총 4억8450만원을 부정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등)로 이모(15)군을 구속하고 송모(19)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또한 경찰은 장물업자 김모(37)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아직 검거하지 못한 2명에 대해서는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은 지난해 10월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위조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는 기계인 '리드&라이터기'를 15~18만원에 2대 구입하고, 인터넷 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이용해 미국·유럽 등 국적의 외국인 명의의 카드 정보를 건당 1만~7만원에 사들였다.

이 정보로 집에서 신용카드 60매를 위조한 이군은 지난 1~2월 중학교 친구였던 표모(15)군 등을 불러모아 가명을 쓰고 대포차를 타고 다니면서 유흥비와 중앙처리장치(CPU) 등 컴퓨터 부품 구매비용으로 총 2억원 상당을 결제했다.

이군의 범행은 스스로 위조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송모(19)씨 등 3명에게 신용카드 위조에 필요한 기기를 판매한 후 채팅이나 컴퓨터 원격조정을 통해 위조 방법까지 전수했다.

이군의 수법을 전수받은 송씨 등은 신용카드 29매를 위조해 4000여만원을 부정사용했다. 부정사용 금액 가운데 1400만원만 해외 승인이 완료됐지만 이 가운데 1000만원은 이미 현금화해 나눠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군 일당은 범행 과정에서 추후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대포폰과 가명을 사용했고 무면허로 대포차를 몰다 사고를 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이군은 2013년 이미 동종 전과가 있었으며 당시에는 위조된 신용카드를 구매해서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직접 위조까지 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카드 사용 시 고객에게 문자메시지가 바로 전달되는 국내 카드와 달리 해외 카드는 명의자가 외국인이라 결제 즉시 연락이 가지 않아 별다른 제지 없이 범행이 지속됐다""며 ""카드 이상 사용을 모니터링하던 카드사의 제보로 단서를 잡고 추적 끝에 일당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어 ""위조카드 사용액의 법리적인 피해는 가맹점이지만, 가맹점이 국내카드사에 대금을 청구하고 국내카드사가 해외카드사에 대금을 청구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는 해외 카드사가 본다""며 ""카드명의자는 한국에 입국한 적이 없는 등 실제 사용하지 않은 사실을 입증하면 금전적 피해는 입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위조 신용카드를 부정사용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해나갈 예정이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