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우리나라도 피부암에 있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 자외선 노출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지난 5년간 피부암이 약 44%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한피부과학회가 5월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전체 피부암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악성 흑색종을 포함한 피부암 환자수는 2009년 1만980명에서 2013년 1만5826명으로 44.1%나 증가해, 한해 평균 9.6%의 증가율을 보였다.
신규 피부암 환자의 발생건수는 2010년 6739건에서 2013 년 7677건으로 4년간 약 938건(13.9%)이 증가해 연 평균 3%씩 증가했다. 2013년 악성흑색종의 조발생률은 10만명당 3.0건이었고, 기타 피부암의 조발생률은 10만명당 12.0건이었다.
특히 2013년 악성흑색종의 조유병률은 10만명당 7.4명, 악성흑색종을 제외한 기타 피부암(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등)의 조유병률은 10만명당 23.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부암 중 악성도가 높은 악성흑색종의 경우에도 환자수가 꾸준히 늘어 2009년 2819명에서 2013년 3761명으로 33.4% 증가했다. 화순전남대병원 피부과 윤숙정 교수는 “피부암은 인구 고령화와 자외선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국내에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병”이라며 “발병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피부암 중에는 사망위험이 높은 악성흑생종을 주의해야 한다. 악성흑색종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내는 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생기는 피부암으로, 뇌와 척수로의 전이는 주요 사망 원인이 된다. 주로 서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피부암은 초기에는 육안으로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방치되기 쉽다. 특히 흑색종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고 평범한 검은 반점으로 보여 방치되기 쉽다.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든지, 이미 있었던 검은 점의 모양, 색조가 변하는 경우에 의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두드러지게 피부암이 자외선을 많이 쬐는 부위가 아닌 손발에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이준영 이사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은 “환자 대부분이 피부암 초기 증상 발생 시 육안으로 증상 구분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얼굴, 목, 팔 등 자외선에 노출되는 피부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으므로 갑자기 생긴 점이나 점의 모양과 크기가 달라졌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피부과학회 이석종 홍보이사(경북대의대 피부과 교수)는 “흔히 피부암의 전 단계 질환으로 알려진 광선각화증은 습진으로 오인되기 쉬운데, 피부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 치료해야 한다”면서 “야외활동이 활발하거나 직업적으로 자외선 노출이 잦은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생활화하여 피부암 예방에 각별히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5월 13일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제 13회 대한피부과학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국내 피부암 실태 조사를 목적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피부암 환자 추이를 파악했다. vitamin@kukimedia.co.kr